[국감초점] "적극 재정 필요" vs "문정부 국채 탓 못해"(종합)

야 "금리 인하, 만병통치약 아냐…재정정책 병행돼야"
여 "문재인 정부 1000조 국채 때문 재정정책 못 펼쳐"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송언석 기재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0.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14일 한국은행 대상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내수를 살리려면 적극적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했는데, 이것만으로는 내수 부진을 극복할 수 없다고 보고 정부의 적극적 재정 정책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이 추진했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폐기된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법,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국은행 국감에서 "(정부가) 내수 부진의 원인을 기준금리로 돌리며 한국은행에 부담을 주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국제경제 상황이 변화하고 우리 경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누적된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압박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박 의원은 "정부 내년 예산안을 보면 국채 발행이 역대 최대인 201조 원이며, 순증액도 68%"라며 "국채 물량이 늘어나면 결국 기준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황명선 민주당 의원도 "기준금리 인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정부의) 취약계층 지원, 시장 관리, 민생회복을 위해 추경이든, 차등지원이든 국가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집합금지, 영업제한 등 자영업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극복했다"며 "보상의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윤석열 정부 경제 실패로 자영업자들은 팬데믹 때보다 어려운 시간을 겪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문재인 정부 탓이라며 남 탓만 하는 사이 경제는 악화일로"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영진 의원도 "윤석열 정부의 2023년 부동산 공급정책, 대출 관리가 유효적절하게 되지 않아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로 내수를 살릴 시점이 연기됐다"고 정부 정책 실패를 지적했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도 "수출이 2022년도 수준에 근접했는데 내수(회복)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내수가 취약한 구조가 드러났다"며 "재정 정책이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 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며 "(기준금리 인하로) 내수 경기, 소비를 살리라는 요청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재정정책을 펴려고 해도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1000조가 넘는 국가 부채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국채를 마구 발행해 경기를 부양할 수 없는, 재정 정책을 펼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로 책임을 돌렸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내수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결국 고금리로 인한 가계 구매력 감소와 기업의 투자 여력 저하"라며 "통화정책을 통해 내수 회복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는 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은 민주당이 추진했던 '지역화폐법'을 겨냥해 "전반적 소비 진작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게 (한국은행의) 종합적 판단 아니냐"며 "화폐라는 용어는 부적절하다. 보편적이고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상품권을 나눠주면 소비 진작 효과는 있다. 그 지역 내에서는 소비 진작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온다"면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 재정 사용에 가장 좋은 방법인지 그것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