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피해 5만 업체, 매출채권보험 6곳…"연쇄부도 막을 기회 놓쳐"
매출채권보험 인수 실적 정체…정부 출연도 소극적
김상훈 "중기 어려움 가중…인수 규모 선제적 확대해야"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티메프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5만여 개의 기업 중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한 곳은 6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만큼, 취약계층의 사회적 안전망 강화 차원에서 정부의 출연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13일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이커머스 기업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4만 8124곳 중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한 곳은 여섯 곳에 불과했다. 가입 기업 중 보험금을 청구한 기업은 네 곳, 금액은 총 2억 원이었다. 전체 피해 금액(1조 2789억원)의 0.015% 수준이다.
김상훈 의원은 "이번 티메프 사태에서 피해 기업들이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했더라면, 부실 전이에 의한 대규모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더 많은 기업이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꼬집었다.
매출채권보험이란 물품이나 용역을 구매 기업에 제공 후 대금 미결제로 인해 발생한 손실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해 주는 공적 손해보험을 말한다. 중소기업이 가입 대상으로 지난 2004년부터 시행된 제도다.
연쇄 부도를 방지한다는 점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대형 금융 사태 발생 시 '중소기업의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매출채권보험 보험금을 통해 1072개 기업의 부도 위험을 해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기업과 거래하는 1만 3063개의 기업의 연쇄 도산 역시 방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효과에도 불구하고 매출채권보험 인수 실적은 2018년 20조 2000억 원에서 지난해 21조 5000억 원으로 느는 데 그쳤다. 올해 인수 계획은 21조 2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줄었다. 2015년 16조 3000억 원에서 2018년까지 약 4조 원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정부의 출연금도 2022년 550억 원에서 지난해 350억 원으로 줄더니, 올해는 아예 출연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해 기준 국내 매출채권보험 보장률은 0.9%로 글로벌 평균인 3.3%에 크게 못 미쳤다.
김상훈 의원은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 속에서 공적보험으로서 매출채권보험의 인수 규모를 선제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신용보증기금에서는 제도 홍보에 힘쓸 뿐 아니라 지역자치단체, 은행과의 협약을 늘려 영세업체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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