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 로비 의혹, 야당 공작" vs "해병대 정신 어디갔나"…법사위 공방

군사법원 대상 국감…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검증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1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는 가운데 임성근 전 사단장, 이종섭 전 국방장관이 이를 듣고 있다. 2024.7.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허고운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1일 오후 군사법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두고 여여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이 '제보 공작'이라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단톡방 멤버였던 이종호(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김규현 변호사와 대화하다가 '내가 VIP(김건희)한테 얘기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는데 드러난 정황을 봤을 때 본인 과시를 위해 없는 얘기를 한 것"이라며 "김규현은 진위확인도 하지 않고 공익 제보로 둔갑해서 방송에 내보낸 것. 이것이 바로 제보 공작"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을 위해서 구명 활동을 해본 적도 없고 할 생각도 없었다"며 "특히 이종호라는 분의 이름도 모르고 만난 적도 없고 전혀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종호 씨와 김건희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 시작되니 한 달에 40여 차례 통화하고 소통했다"며 "그런 분이 임성근 구명 로비 때는 서로 모르고 연락 안 하던 사이가 됐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구명 로비 의혹을 최초로 제기하며 기자회견을 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을 언급하며 "사실 확인도 필요 없이 임성근 증인이 이종호 씨를 만나고 친하다는 걸 기자회견에서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전날 TV조선은 장 의원 보좌관이 단톡방 제보자에게 "나중에 이종호가 '뻥카'여도 상관없다"고 말한 녹취를 공개했다. 이에 장 의원은 이날 질의 중에 "TV조선에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야당은 대통령이 해병대원 순직 사건과 관련해 사단장의 책임을 언급하며 격노했다는 이른바 'VIP 격노설'을 집중적으로 검증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임기훈(대통령실 국방비서관)으로부터 지시받고 박정훈 대령에게 VIP 격노설을 얘기한 적 있냐"고 따져 물었고 김 사령관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박 의원으로부터 같은 질문을 받은 박 대령은 "7월31일 17시로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사령관 집무실에서 단둘이 있을 때 분명히 얘기했고 관련 내용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녹취까지 확보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에 박 의원이 다시 추궁을 시작하자 김 사령관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말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10여차례 답변하다가 결국 "안 했다고 분명히 말씀드렵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위증으로부터) 증인 보호 차원에서 정리를 하겠다"라며 재차 입장을 물었고, 두 사람은 기존 답변을 유지했다.

김 사령관은 이날 야당 의원들이 자신과 임 전 사단장 등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해병대 정신'을 언급하자 "해병대 정신을 여기저기 아무 데나 갖다 붙이는 건 아닌 것 같다"라며 "해병대를 겪지도 않고 체험도 안 해본 사람들이 어떤 사안에 해병대 정신을 갖다 붙이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정 위원장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하며 "박 대령이 진짜 해병대 정신을 갖고 있다. 김계환, 임성근 상급자들은 비겁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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