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 법사위, '탄핵' 공방…"만사건통" vs "정의구현 정지"

野 "모든 일 김 여사 아른거려" vs 與 "공백 사태 책임 안져"
여야 헌재 공백 사태 한목소리 우려…원인으로 서로 탓해

김정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헌법재판소 사무처와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여야가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탄핵'을 거론하며 공방을 주고받았다. 야당은 대통령의 탄핵, 여당은 검사의 탄핵에 헌법 조항과 헌법재판소의 기능을 거론하며 서로를 비판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전부터 헌법재판소 사무처와 헌법재판연구원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정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에 "대통령과 비서실세 김건희 여사 주변에 제기되는 이런 의혹이 지금 우리 헌법상의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되냐"고 질의를 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 윤석열 정권에서는 '만사건통'이다. '모든 길은 다 김건희 여사를 통해야 된다'라는 뜻이다. 모든 일에서 김 여사가 아른거린다"고 비판했다.

뒤이어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헌법 제1조 2항은 '국민의 주권은 국민 대한민국의 주권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다. 그런데 요즘 '주권은 김건희로부터 나오는 것 아니냐'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가 인사에 개입하고 공천에 개입하고 그리고 이것을 대통령이 옆에서 지원 사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헌법 제1조 2항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여당은 야당의 무리한 검사 탄핵 등으로 헌법재판소의 기능이 마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22대 국회 들어서 민주당에서 발의한 탄핵소추안만 7건이고, 다수 검사가 탄핵 대상이 됐다"며 "탄핵으로 인한 공백 사태의 책임 아무도 지지 않는다"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헌법 84조를 언급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질문을 했다. 박 의원은 김 처장을 불러내 "대통령 되기 전에 진행된 재판이 임기 중에 결론이 나서 당선 무효형이 나오면 어떻게 됩니까 대통령직이 상실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 처장은 "법률 효과상으론 그렇다고 보인다"고 답했다.

바로 뒤이어 같은 당 송석준 의원도 "민주당 관련 사건을 담당한 검사의 4명을 지금 탄핵소추하겠다고 한다"며 "헌법재판소로 넘어가면 직무가 정지되고, 그러면 대한민국의 사법정의 구현은 정지가 된다. 불행한 사태가 지속되거나 재발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의원은 헌재의 존립 이유를 거론하며 "제도적 권리를 행사함에 있어서 신중하지 못하게 자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권한들을 남용하고 있다"면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 무력에 의한 쿠데타가 아니라 합법적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야당을 비판했다.

아울러 여야는 이날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인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이영진·김기영 헌법재판관의 퇴임이 불과 6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목소리로 우려했지만,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 서로에게 원인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여야는 헌재의 재판 지연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한편 법사위는 이날 국감 시작 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에 손뼉을 치며축하 인사를 건냈다.

이종석 헌법재판소 소장과 김정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등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헌법재판소 사무처와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정청래 위원장이 소설가 한강의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국민 모두가 기뻐하고 있다며 감사시작에 앞서 박수를 다함께 치고 시작하자고 하자 박수치고 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cho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