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김건희, 탄핵 사유 되나"…국감 닷새째 '김여사 공방중'

"사익 끼어들어 국정 농단" vs "탄핵 사유 억지 몰아가"…여야 법사위 충돌
산자위 코바나콘텐츠 의혹 제기에 파행 …교육위 논문대필 논란 속 여 퇴장

김정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헌법재판소 사무처와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하고 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여야가 닷새째를 맞는 11일 국정감사에서도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두고 거세게 맞붙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되는지를 놓고 충돌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김 여사 의혹을 제기했다가 파행됐고, 교육위원회는 '김건희 여사 논문 대필 의혹'과 관련한 증인들의 불출석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헌법재판소 대상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의 각종 의혹 등에서 촉발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 움직임을 두고 여야 간 입씨름이 이어졌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헌법재판소가 인정한 박 전 대통령 탄핵 사유는 '비선 실세'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의 국정농단, 세월호 참사 때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않은 것"이라며 "지금 대통령과 '비선 실세' 김건희 여사 주변에 제기되는 의혹은 탄핵 사유에 해당하느냐"고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에게 물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 역시" 요즘은 최서원보다 더한 사람이 명태균"이라며 "김 여사의 사익이 끼어들어서 국정이 농단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민주당은 자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를 (들어)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비슷한 탄핵 사유가 있다고 억지로 몰아간다"며 "저는 국민이 판단할 거라고 생각을 한다"고 맞받아쳤다.

유정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을 비롯한 증인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한국무역보험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철규 산자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국회 산자위는 이날 국감 개시 20여분 만에 김 여사 관련 의혹으로 여야 공방 끝에 파행됐다.

여야 충돌은 주질의 전 박지혜 민주당 의원은 "초선의원으로서 치르는 첫 국정감사인데 국정 전반에 대한 감사가 아닌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으로 점철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같은 당 김성환 의원이 제기한 희림종합건축사무소(희림)의 KOTRA '세계일류상품' 선정 의혹을 거론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콘텐츠의 후원업체인 희림이 예외적으로 코트라 주관의 우수 상품 공모전에서 선정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여당은 의사진행 발언 시간을 이용해 회의 진행 원칙을 어기고 피감기관에 대한 의혹 제기와 문제 지적을 했다며 반발했다. 산자위 위원장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박지혜 위원의 발언은 의사진행발언의 범위를 벗어났다"며 제지했다.

여당 간사인 박성민 의원은 "주질의할 내용을 의사진행 발언에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위원장님이 분명하게 지적하고 이런 일이 또 있을 때는 두 번 다시 발언권을 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측에서는 다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결국 이 위원장은 감사를 중지하고 양당 간사가 40여 분간 협의를 한 끝에 오전 11시쯤에야 속개됐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한국교육학술정보원·한국고전번역원 등 국정감사 도중 전체회의를 열고 여당 퇴장 속에 김건희 여사 논문 관련 증인 불출석한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 장윤금 숙명여대 전 총장,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 고발의 건을 논의하고 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국회 교육위원회는 '김건희 여사 논문 대필 의혹'과 관련해 국감에 불출석한 증인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와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 장윤금 전 숙명여대 총장을 야당 주도로 고발하는 안건을 가지고 여야가 충돌했다.

야당 간사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김 이사장과 장 전 총장의 경우 해외 출장을 가지 말라고 사전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다"며 "설 교수의 경우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출석 의사를 밝혔으나 강의는 멀쩡하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난 8일)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국감 당일 설 교수는 수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타나지 않았다"며 "도피를 일삼는 세 사람에게 국정감사 회피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해 고발해 줄 것을 요청드린다"고"고"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 간사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저희 국민의힘 위원들이 검토한 결과 고소·고발할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장 전 총장은 직접 출석요구서를 전달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김지용 이사장과 설 교수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며 "합당한 사유가 위증이 아니라는 서류들도 제출했다"고 거론했다.

하지만 교육위원장인 김영호 의원은 "고의로 국감을 회피했다"며 국정감사를 중지하고 전체회의를 열어 설 교수와 김 이사장, 장 전 총장을 국회증언감정법 제12조·제13조·제15조에 따라 고발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 퇴장했고, 야당은 가결 처리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