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연일 '尹 역린' 김건희 겨냥…정면돌파 통할까
사과 요구에 공개 활동 자제 연일 촉구…주가 조작 기소 압박
친윤 반발에도 "대안 없어"…갈등 시작 '김여사' 입장차 좁힐까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역린이나 다름없는 김건희 여사를 향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당내 친윤계를 중심으로 반발도 나오지만 김 여사 문제를 푸는 것 외에는 탄핵 위기를 극복할 대안이 없다는 자세로 정면 돌파에 나섰다.
김 여사의 사과나 활동 자제 등 한 대표의 요구를 윤 대통령이 수용한다면 당정관계 회복의 토대가 마련되겠지만 서로 입장차가 커 간극을 좁히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최근 김 여사를 향해 공개 활동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전날에는 "당초 대선 과정에서 이미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김 여사가 대선을 앞두고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던 발언을 꺼냈다. 김 여사의 각종 논란에 여러 차례 사과를 촉구하긴 했지만 '공개 활동 자제'를 언급한 건 최근이 처음이다.
여기에 한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김 여사의 기소 여부를 두고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 내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검찰이 김 여사를 기소해야 '김 여사 특검법'을 방어할 명분이 생긴다는 친한(친한동훈)계 내부 주장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 친한 핵심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SBS라디오에서 "당내 공통된 의견은 검찰이 김 여사 기소를 하면 오히려 당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로서는 김 여사 문제를 시급히 풀어내지 못한다면 당정이 공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작심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야당은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등에서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을 연결고리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까지도 압박하는 상황이다. 최근엔 '명태균·김대남 논란'도 더해져 김 여사를 향한 여론이 악화 일변도다.
더군다나 한 대표는 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부산 금정이나 인천 강화 중 한 곳만 잃어도 리더십에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성난 민심을 진화하기 위한 카드로 김 여사 문제를 꺼내 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여사를 향한 한 대표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자 친윤(친윤석열)계도 반발하는 모양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한 대표의 공개 활동 자제 주장에 "영부인은 대통령을 내조하면서 손길이 부족한 곳에 따뜻함의 국정철학을 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인다"며 "어떤 부분에 있어서 (김 여사가) 야당이 하는 것처럼 악마화 프레임에 계속 희생물이 되는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10일 SBS라디오에서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 여론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런데 그런 부분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얘기할 필요가 있었겠느냐. 대통령은 지금 해외순방 중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일단 한 대표가 요구해 온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가 받아들여지면서 문제를 풀어낼 기회는 왔다. 한 대표는 기존 입장 대로 김 여사의 사과나 활동 자제 등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 이를 얼마나 수용할지다. 윤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을 넘어서면서 김 여사를 지켜낼 친윤계의 결집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점은 한 대표에게 긍정적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자신의 역린이나 다름없는 김 여사 문제를 두고 등 떠밀리듯이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한 대표가 독대에서 김 여사의 태도 변화 약속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온다면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여사 문제는 총선 당시 윤한 갈등의 시작점이기도 하고 두 사람 간 좁히기 힘든 간극이 있다"며 "문제를 잘 풀어내면 당정갈등을 해결하고 지지율 회복을 위한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고 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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