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연일 '尹 역린' 김건희 겨냥…정면돌파 통할까

사과 요구에 공개 활동 자제 연일 촉구…주가 조작 기소 압박
친윤 반발에도 "대안 없어"…갈등 시작 '김여사' 입장차 좁힐까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10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강화문화원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4.10.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역린이나 다름없는 김건희 여사를 향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당내 친윤계를 중심으로 반발도 나오지만 김 여사 문제를 푸는 것 외에는 탄핵 위기를 극복할 대안이 없다는 자세로 정면 돌파에 나섰다.

김 여사의 사과나 활동 자제 등 한 대표의 요구를 윤 대통령이 수용한다면 당정관계 회복의 토대가 마련되겠지만 서로 입장차가 커 간극을 좁히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최근 김 여사를 향해 공개 활동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전날에는 "당초 대선 과정에서 이미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김 여사가 대선을 앞두고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던 발언을 꺼냈다. 김 여사의 각종 논란에 여러 차례 사과를 촉구하긴 했지만 '공개 활동 자제'를 언급한 건 최근이 처음이다.

여기에 한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김 여사의 기소 여부를 두고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 내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검찰이 김 여사를 기소해야 '김 여사 특검법'을 방어할 명분이 생긴다는 친한(친한동훈)계 내부 주장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 친한 핵심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SBS라디오에서 "당내 공통된 의견은 검찰이 김 여사 기소를 하면 오히려 당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로서는 김 여사 문제를 시급히 풀어내지 못한다면 당정이 공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작심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야당은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등에서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을 연결고리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까지도 압박하는 상황이다. 최근엔 '명태균·김대남 논란'도 더해져 김 여사를 향한 여론이 악화 일변도다.

더군다나 한 대표는 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부산 금정이나 인천 강화 중 한 곳만 잃어도 리더십에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성난 민심을 진화하기 위한 카드로 김 여사 문제를 꺼내 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여사를 향한 한 대표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자 친윤(친윤석열)계도 반발하는 모양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한 대표의 공개 활동 자제 주장에 "영부인은 대통령을 내조하면서 손길이 부족한 곳에 따뜻함의 국정철학을 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인다"며 "어떤 부분에 있어서 (김 여사가) 야당이 하는 것처럼 악마화 프레임에 계속 희생물이 되는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10일 SBS라디오에서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 여론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런데 그런 부분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얘기할 필요가 있었겠느냐. 대통령은 지금 해외순방 중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일단 한 대표가 요구해 온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가 받아들여지면서 문제를 풀어낼 기회는 왔다. 한 대표는 기존 입장 대로 김 여사의 사과나 활동 자제 등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 이를 얼마나 수용할지다. 윤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을 넘어서면서 김 여사를 지켜낼 친윤계의 결집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점은 한 대표에게 긍정적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자신의 역린이나 다름없는 김 여사 문제를 두고 등 떠밀리듯이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한 대표가 독대에서 김 여사의 태도 변화 약속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온다면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여사 문제는 총선 당시 윤한 갈등의 시작점이기도 하고 두 사람 간 좁히기 힘든 간극이 있다"며 "문제를 잘 풀어내면 당정갈등을 해결하고 지지율 회복을 위한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고 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