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 "김 여사 공천 개입 민망" "이재명 하명이냐"

행안위, 공천 개입 의혹 두고 공방…동행명령장 발부
야 "선관위, 윤 대통령 부부 선거법 위반 들여다봐야"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안위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소방청·한국소방산업기술원 국정감사에서 증인 불출석한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 경위에게 전달하고 있다. 2024.10.1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임윤지 기자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0일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의혹의 핵심 인물로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이날 국감에 출석하지 않은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는 야당 주도로 동행명령장이 발부됐다. 여당은 이재명 대표의 하명이냐며 반발했다.

행안위는 이날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소방청, 한국소방산업기술원 대상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명태균·김영선 동행명령장 발부…여 "이재명 하명이냐"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이날 "명 씨가 대통령 탄핵, 하야라는 말을 내뱉어도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상하게 조용하다"며 "나라를 뒤흔드는 사건의 중심에 있으면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모습에 마땅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박정현 민주당 의원도 "두 사람은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의 전말을 밝힐 핵심 인물"이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시 고발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여당 의원들은 반발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이것이 이재명 대표의 하명인 것처럼 들리게 발언하고 있다"며 "오늘 국정감사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종합감사 때 다시 증인으로 채택하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여야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다수결의 힘을 빌려 독촉하겠다는 것 아니냐. 쇼라고 본다"라고 지적하자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의원들 발언 직후 국감을 중단하고 동행명령장 발부를 위한 전체회의를 열어 이날 오후 2시까지 명 씨와 김 전 의원을 행안위 회의장으로 동행할 것을 명령하는 동행명령장 발부 안건을 상정했다.

여당 의원들이 항의하자 안건은 표결에 부쳐졌다. 동행명령장 발부 안건은 재적의원 22명 중 출석 21명, 찬성 14명, 반대 7명의 표결로 가결 처리됐다. 이에 신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37분쯤 김 전 의원과 명 씨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야 "선관위, 윤 대통령 부부 선거법 위반 들여다봐야"

야당은 이날 선관위를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에 대한 질의를 집중했다.

양부남 민주당 의원은 선관위에 직접 조사에 나설 가능성을 묻는 과정에서 "명태균 씨의 말이 만약 사실이라면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는 대선 때 (명 씨에게) 줘야 할 여론조사 비용을 갚지 않고 그 대가로 공천을 해줬다, 참 국민이 듣기 고통스러운 이야기"라며 "그리고 공개적으로 대명천지에 협박받았다, 전 국민이 듣기에 민망스러운 이야기"라고 했다.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저희가 가진 조사권은 사전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미 정당한 권한을 가진 수사기관이 수사를 하는 사안이다. 수사가 이미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저희가 조사를 중지한다"고 말했다.

박정현 민주당 의원이 이어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이 없었다고 결론 내렸나"라고 묻자 김 사무총장은 "아니다"라고 했다. "공천 개입과 관련해 조사를 안 하신 것이지요"라는 물음에는 "예"라고 답했다.

김 사무총장은 "어떤 것이 진실인지에 대한 고려 없이 말씀드리기가 굉장히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사건은 대통령이나 여사의 공천 개입이라기보다는 욕심 많은 정치인이 꾼 비슷한 사람과 합작해 자신의 실속을 챙기기 위해서 대통령님과 여사를 판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안위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소방청·한국소방산업기술원 국정감사에서 황인수 조사1국장의 언론보도 사진을 들고 마스크를 벗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24.10.1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매국노 처벌하는 일해서"…마스크 안벗겠다 버티다 퇴장

이날 국정감사 개의 25분 만인 10시 44분에는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장이 국감장에서 퇴장됐다.

증인으로 부른 황인수 진화위 조사1국장이 국감장에서 마스크를 계속해서 착용하겠다고 버티자 책임을 물어 함께 퇴장 조치한 것이다.

황 국장이 이날 발언대에서 "저는 전 직장인 국가정보원에서 28년 동안 매국노를 찾아내고 처벌하는 일에 매진했다"고 발언하자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본인이 영웅인 줄 아느냐" "주민등록증 꺼내보라" "국회를 이렇게 무시하셔도 되느냐"고 항의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황 국장은 국정원에 몸담은 사람이고 국정원은 과거 국가 폭력의 주체였던 적이 있다"며 "진화위는 해방 전후 국가 폭력에 대한 피해자를 위로하고 진정한 화해에 이르기 위한 국가 기관이지 않나"라고 했다.

황 국장이 의원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자 신정훈 위원장은 회의장에서 황 국장 사진을 직접 들어 보이며 얼굴을 공개하기도 했다.

황 국장은 "마스크 해제가, 제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위해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국회 차원의 조치가 약속된다면 언제든 벗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김 위원장, 황 국장) 두 분의 태도에서 진화위가 국회를 대하는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기관 증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 선서도 받지 않겠다"며 둘을 회의장 밖으로 퇴장 조치했다.

퇴장 25분 만에 회의장에 복귀한 김 위원장은 "황 국장이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발생한 물의에 거듭 사과드린다"며 "최대한 설득하고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노력하겠다. 거듭 송구함을 표한다"고 밝혔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