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세치 혀에 尹정권 명운"…'비선실세' 의혹 불 댕기는 민주

명태균·김영선·김대남 선관위 국감 증인 채택
"탄핵폭탄 터졌다" "징치해야"…레임덕 가속화 노린 '공세'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 공략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국정농단'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국정감사대책회의를 열고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 명태균 씨의 세 치 혀끝에 윤석열 정권의 명운이 걸려있는 듯한 형국"이라며 "자고 나면 명 씨의 새로운 공천 개입 의혹들이 터져 나오고 명 씨의 폭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의혹을 부각하고 나선 것은 대통령실의 해명과 배치되는 증언과 보도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오히려 의혹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윤 대통령과 명 씨 사이엔 별도의 친분이 없으며, 대선 전인 2021년 자택에서 두 차례 만났다고 두 사람 간 관계를 설명했다.

하지만 명 씨는 이튿날인 9일 같은 해 자택 외 장소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를 윤 대통령과 함께 만났다고 주장했다. 명 씨의 주장이 맞다면 윤 대통령과 명 씨는 2차례 이상 만난 것이 된다.

명 씨는 또 김 여사로부터 2022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 제안을 받았으며, 윤 대통령 취임 후에도 김 여사와 수시로 통화와 문자 연락을 계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실 해명과 달리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상당히 가까운 관계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2021년 국민의힘 대의원이 포함된 당원 전화번호 57만 건이 명 씨에게 유출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명 씨를 이날 열리는 행정안전위원회의 선거관리위원회 대상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관련 의혹을 더욱 부각하겠다는 방침이다. 명 씨와 함께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증인 목록에 올렸다. 이들은 모두 국감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명 씨를 비선출 권력으로 국정에 개입한 '비선실세'로 규정, 공세 수위를 높이며 윤 대통령의 레임덕에 속도를 붙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도부는 윤 대통령 탄핵을 공식 입장으로 내놓거나 추진하지 않으면서도 개별 의원들의 목소리를 통해 탄핵을 언급하며 여론을 고조시키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 김승원 의원은 "이 정도면 가히 '명태균 게이트'로, 특검 수사는 물론 대통령 탄핵 폭탄이 터졌다고 할 만큼"이라며 "향후 법사위에서도 중요한 헌법, 법률 위반을 하나하나 풀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 7일 "말해도 안 되면 징치(징계해 다스림)해야 하고, 징치해도 안 되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탄핵'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서 탄핵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오히려 탄핵 논란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