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 "복지차관, 무게잡아 될 일 아냐" "미친 짓 그만"(종합)
복지위 국감 2일차…'의료대란 장기화' 정부 질타
이재명 헬기 이송 특혜 공방…질병 적극 대응 촉구
- 이비슬 기자, 김규빈 기자,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김규빈 조유리 기자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국정감사 이틀째인 8일 의료대란 장기화 책임을 강조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난 1월 부산 피습 당시 '헬기 이송 특혜' 논란으로도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며 전날에 이어 이틀째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여야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에 대한 2일 차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박민수 복지부 2차관에게 "이번에 의료 개혁이 과연 성공할지 붕괴할지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오죽하면 집권여당에서도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박 차관을 경질해야 (의료계와의) 신뢰가 회복되고 의정이 굴러가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버티는 이유가 무엇인가"고 지적했다.
남 의원 질의에 박 차관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서미화 민주당 의원도 박 차관에게 "이런 것을 후안무치라고 하는 것 아니냐. 입을 꼭 다물고 무게를 잡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며 "박 차관은 의료 대란에 책임을 느꼈으면 그에 상응하는 결단을 조속히 내리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진숙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20%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부정 평가 1위의 원인이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이다. 이럴 때 대통령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충언을 해달라"며 "장관을 비롯해 책임자들이 스스로 사퇴해서 정부 부담을 더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포함해 의정갈등 장기화에 따른 정부의 전향적 대책 필요성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조규홍 복지부 장관에게 "의정 갈등이 9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여야의정은 지금까지 한 번도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못 했다"며 "정부와 의사는 깊은 불신으로 서로 믿지 못하고 대화가 아닌 언론을 통해서 메시지를 교환하고 정부에서도 의료계에서도 소수의 목소리가 모두의 목소리처럼 들리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장관이 사직 전공의들에게 사과하거나 (한덕수 국무) 총리가 직접 의제 제한 없이 우선 대화하자는 메시지를 내면 그다음 날 대통령실 인사는 모든 것을 부인하는 인터뷰를 한다"며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우리 미친 짓 그만하고 국민께서 하라는 정치를 하자"고 촉구했다.
조 장관은 한 의원 질의에 "저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는 의료계와 협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정부도 거기에 동의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필수의료 붕괴는 단순히 의대 정원 확대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실손보험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전제돼야 필수 의뢰와 지방 의료를 살리는 의료 개혁이 완성될 것"이라고 했다.
서영석 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의계에서 2년 추가 후에 한의사에게 의사면허를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가 있다. (의료 일원화를) 이제는 드러내놓고 논의를 할 필요가 있지 않겠나"라며 "대통령에게도 제안을 해주면 좋겠다"고 질의했다.
조 장관은 이에 "수용(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물밑에서라도 저런 안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의견을 한번 물어보고"라고 답했다.
이날 여야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당했을 당시 헬기를 이용해 병원으로 이동한 일을 두고도 '특혜' 공방을 벌였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에 이어 조 장관에게 특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요청하며 "이재명 대표는 공당의 대표로서 국민과 의료진에게 사과하기는커녕 부인하기만 급급하다. 계속 이런 후안무치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 두고 있다"고 질의했다.
서 의원 질의에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여야 의원들은 회의장에서 "본인도 혜택받고 살면서" "생명을 놓고"라며 고성을 주고받았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박주민 위원장에게 "2024년 10월 지금이 이재명 정권인가. 윤석열 정권 아니냐"며 "국정감사 취지에 맞게 회의를 진행해달라"고 항의했다.
이에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응급의료 헬기 이송은)선례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되고 몰랐던 일"이라며 "이제는 알게 됐고 매뉴얼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 부분을 잘하라는 요청은 국정감사의 대상이고 필요한 것이라 본다"고 반박했다.
반면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헬기를 이용해 서울로 이송돼 치료받은 것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도 특혜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마치 그런 것이 있는 것처럼 묘사가 된 부분에 대해 저는 유감 표명을 한다"고 했다.
이어 이 의원이 "권익위가 망가진 것 아니냐.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사도 문제가 많다"며 "이러려고 전현희 전 위원장을 권익위에서 끌어내린 거 아닌가. 다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고 하자 여야 의원들은 또 한 번 고성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이 의원은 항의하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이야기할 때는 조용히 듣고 있으라"며 "윤석열 정권이 하는 하나하나가 야당 대표를 악마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 문제 삼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조 장관에게도 "이재명 대표의 헬기 사건의 본질은 정치 테러다. 유념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정쟁과 정책을 구분하는 보건복지부장관으로서의 역할을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복지부가 추진 중인 전국민마음투자 지원사업 실효성에 대해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사업 연령별 이용자 수와 2023년 연령별 자살 사망자 수를 비교해 본 결과 자살 사망자의 약 75%에 해당하는 40대 이상의 사업 이용률은 31%에 불과한 반면 자살률이 전혀 없는 10대 미만 아동의 이용률은 약 6%로 나타났다"며 "과연 이 사업이 필요한 대상에게 적절하게 가 닿고 있는지 심각한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했다.
이어 김 여사가 지난달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를 순찰한 사진을 제시하며 "저는 이 사업이 김 여사의 관심 사업이다 보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임기 내 100만 명 목표를 채워야 한다는 전제하에 사업을 기획한 것은 아닌지 심각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김 의원 질의에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고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심리적인 이유가 많다고 해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이날 오후 복지위는 1형 당뇨병 전문 의료진을 국감 참고인으로 불러 1형 당뇨병의 장애 인정 필요성을 복지부와 공유했다. 이와 함께 경계선지능인 지원 관계자와 희귀중증 질환 당사자를 참고인으로 세워 복지부에 적극적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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