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김대남 어쩌나, 이러다 공멸"…매일 새 의혹 끙끙 앓는 여권
총선·공천 개입 의혹 대형 악재…야 탄핵 꼬투리 우려
"뭐가 언제 터질지…섣불리 방어했다간 역풍 두려움"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인 경남 지역의 컨설턴트 명태균 씨와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을 받는 건설업 출신의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정국 뇌관으로 급부상 중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추가되는 의혹들에 여권에선 자조의 탄식이 터져나온다. 공천 개입 등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온다면 야당에 탄핵 명분을 제공하며 당정이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커지는 상황이다.
명 씨는 전날(7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자신이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 서초동 자택을 수시로 방문해 윤 대통령 부부에게 '최재형 국무총리 기용' 등 정치적 조언을 많이 했다는 주장을 폈다. 2021년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 당선에 있어 자신이 공을 세웠고 이를 계기로 윤 대통령이 사람을 보내 만나게 됐다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단일화에서도 역할을 하자 대통령실이 공직을 제안했다고도 언급했다.
명 씨는 자신이 폭로하면 대통령이 탄핵당할 수 있다는 겁박과 다름 없는 주장까지 했다. 같은 날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자신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잡아넣을 건지 말 건 지, 한 달이면 하야하고 탄핵일 텐데 감당되겠나"라며 "감당되면 하라고 할 것"이라고 검사에게 묻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해당 의혹에 대해 명 씨를 자택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한두 번 본 것이 전부라고 해명하는 상황이지만 명 씨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자신하며 증거까지 내놓자 의혹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한동훈 대표에 대한 공격을 사주한 의혹의 중심에 선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역시 여권의 골칫거리다. 김 전 행정관은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진보성향 유튜브 채널과의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이번에 잘 기획해서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당초 대통령실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개인의 일탈적 행위라며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김 전 행정관과 전혀 친분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한 대표 측은 김 전 행정관의 배후에 친윤석열계가 있다고 의심하고 진상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또한 3급 행정관에 불과했던 김 전 행정관이 임기 3년에 3억 6000만 원의 연봉을 받는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직을 맡은 배경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따라붙는다.
대통령 부부가 두 사람과의 친분에 선을 긋지만 논란을 해소할 만한 적극적인 해명은 나오지 않아 여권의 답답함이 더해지고 있다. 사실상 매일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다 보니 여권 내에서도 섣불리 방어에 나서기 어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특히 다수 상임위원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명 씨가 국정감사에 나와 추가 폭로를 이어간다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물론이고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수많은 보수정치인이 '명태균'이라는 들어보지도 못한 이상한 사람과 어울려 약점이 잡히고 이 난리가 났는데 누구 하나 입도 뻥끗 못 하는 지금의 상황은 정말 한심하고 수치스럽다"며 "보수의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된다는 말인가"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야당이 대통령 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 부부와 관련된 스모킹건이 하나라도 나온다면 당정이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명태균·김대남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대통령 부부를 섣불리 방어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다"며 "언제 뭐가 터질지 모르는 우려 속에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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