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야 "한 총리, 악 쓰고 소리 질러"…여 "국감 품격 지켜라"
대정부질문 "공동책임 얼마나 무시무시한 말인데" 발언 두고 파행
오영주 "법적 책임 말한 것"…여야, 배달 수수료 문제엔 한목소리
- 구진욱 기자,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장시온 기자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소속 여야 위원들이 8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지난 달 열린 대정부질문에서의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놓고 격돌했다.
한 총리는 지난 11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두고, '정부의 공동책임이 아니냐'는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공동책임이라는 게 얼마나 무시무시한데 아무렇지 않게 말하느냐"고 크게 소리치며 반문했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산자위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게 '티메프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물으며, 한 총리가 대정부질문에서 밝힌 입장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정 의원은 "장관님은 한덕수 총리가 '공동 책임이 없다', '공동 책임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 줄 아냐'"며 "이렇게 벌벌 떨면서 악을 쓰면서 소리를 질렀는데, 장관님도 티메프 사태에 대해서 공동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시냐"고 물었다.
이에 오 장관은 "총리께서 말씀하셨던 것은 법적 책임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던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다"며 "정치적 도의적 책임이야 당연히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오 장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 의원은 말을 가로채며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의 질의 순서가 끝나자 이철규 국회 산자위원장은 국정감사 현안 질의는 국민들에게 공개되는 회의인만큼 일부 국무총리의 발언을 '악을 쓴다'라는 표현은 자제해달라고 정 의원에게 요청했다.
정 의원은 반발하며 "제가 감정적이라고 계속 하시는거냐"며 "국회에 국무총리가 와서 얼마면 돼? 식의 시장논리로 말할거면 정부가 왜 필요하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 위원장은 또 한 번 정 의원을 제지하며 "국민들이 볼 때 공감하지 못하는 발언은 자제하라"고 요청했으나, 정 의원은 "국민들이 공감하는지 위원장이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했다.
이윽고 양측을 대변하는 여야간 고성이 이어지자 이 위원장은 잠시 감사 중지를 선포하고, 정회 후 감사를 이어갔다.
앞서, 국회 산자위는 이날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배달 수수료 문제와 함께 '광고시스템' 등 현장에서 영세 상인들에게 고통을 주는 문제점들에 대해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장관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정부 상생협의체를 통해 반드시 상생방안을 도출하겠다고"고 답했다.
국회 산자위 소속 여야 위원들은 한목소리로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 등 배달앱(플랫폼)이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갑질과 횡포를 일삼는다는 지적을 이어갔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영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고통이 심각한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큰 기업들은 엄청난 이익을 보고 있다"고 며 "(배달앱이 부과하는 배달) 중개 수수료나 광고료가 부당하다. 소상공인을 위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달앱이 입점업체와 체결하는 약관을 개정해 '순서 갑질'을 행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달의민족은 올해 8월 광고주(입점업체)와 협의 없이 오픈리스트 광고 및 바로 결제 서비스 이용약관을 개정했다"라며 "이를 통해 광고 노출순서, 노출영역, 노출거리 등에 관련한 일체의 권한을 배민이 가져갔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앱 내 가게 노출순서 등은 소비자 선택과 직결,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배민의 결정으로 업주에게 불리한 영향이 있을 경우 사전에 개별적으로 알려야 타당하다"라며 "이런 약관 갑질을 기반으로 해서 다양한 갑질이 벌어지고 있다. 이 근본적인 문제를 논의(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배달앱의 수수료 (인상) 횡포에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라며 "배민이 시장 내에서의 독과점적인 지위를 이용해서 수수료를 변경(인상)하고 자신의 배만 불리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이라는 이름을 추악한형제들로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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