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외교부 비밀문서' 공개 “안보 저해”…야 "무능 덮는 물타기"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 '엑스포 판세 메시지' 공개
여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외교부, 경위 조사해야"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보좌관과 자료를 살피고 있다. 2024.10.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소속 야당 위원들이 7일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기밀문서를 공개한 데 대한 국민의힘의 강한 반발을 놓고 '보안 논란은 외교부의 무능을 덮는 물타기'라 맞섰다.

국회 외통위 소속 야당 위원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오늘 국정감사에서 (자료가) 공개되기 전 외교부 장·차관은 여러 공식석상에서 문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 왔다"며 "문건이 담고 있는 윤석열 정권의 무능이 문건을 숨겨야만 했던 이유인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무능에 대한 사과 대신 전문 입수 경위만 반문했다"며 "여당 외통위원들은 전문 공개를 '범죄'로 규정하고 김준형 의원에게 '국익을 해치는 행동 자제'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야당 위원들은 "보안 논란은 외교부의 무능을 덮는 물타기다"며 "실제 결과와 동떨어진 판세 분석 때문에, 부산 시민과 우리 국민들은 큰 실의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외교부의 판세분석을 들고 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을 상대로 유치전을 벌인 우리 외교관들은 양치기 소년이 됐다"며 " 윤석열 정부의 외교부는 드러난 무능력 앞에 해명과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아가 해당 문건 공개가 보안규정을 위반한 것도 아니다"며 "해당 문서는 올 6월 30일을 끝으로 기밀문서가 아닌 일반 문서로 풀린 것이다. 또한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각종 공익 제보를 받을 수 있는 헌법기관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의원은 이날 국감 질의 과정에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판세 메시지' 내용을 '3급 비밀'이라는 이미지를 넣어 국감장 내 스크린을 통해 공개했다.

김 의원이 이날 공개한 '기밀문서' 내용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진행된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외교부가 BIE 회원국 주재 공관에 보낸 '판세 분석' 전문이다.

해당 자료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120표 이상 확보하는 건 절대 실현 불가능하다' '2차 투표에서 한국이 과반 득표로 유치에 성공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실제 투표 결과 사우디는 119표, 부산은 29표,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로 사우디가 압승했다. 결과적으로 우리 정부의 판세 분석이 틀린 것이다.

외통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공개된 양식을 이용한 유사 문서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김 의원은 국익을 해치는 행동을 자제하고 책임 있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세를 갖추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진실성 여부는) 확인할 수 없는 사안"이라면서 "(기밀문서 유출은) 엄중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