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증축 의혹'…이상민 "받아야 할 허가 다 받아"(종합)
"실무 과장 나와라" 야당 요구에는 "강요 못해"
"대남 방송 피해, 소음 반사·이어폰 지급 등 검토"
- 이설 기자, 권혜정 기자,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권혜정 박우영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7일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에 대해 "받아야할 허가는 다 받았다"면서도 "당시 정부 출범 당시라 준공검사라든지 그런 것을 못 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관저 증축 당시 준공 도면의 존재 여부를 두고 공방도 오갔다.
이 장관은 이날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업체 '21그램'이 수의계약으로 관저 공사를 따낸 경위를 묻는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절차상 다소 하자는 있지만 받아야 할 허가는 다 받았고 안전과 관련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고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21그램은 면허 외 공사를 진행하거나 무면허 업체에 하청을 주는 등 불법을 저지른 사실이 지난달 감사원 발표로 드러났다. 이 업체는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하는 등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인테리어 업체를 이렇게 졸속으로 지정해도 되느냐'는 모 의원의 지적에는 "졸속 지정이라는 말엔 동의하기 어렵다"며 "(대통령)비서실에서 12명의 전문가가 인테리어 업자를 추천했고, 저희는 자격 요건을 확인한 결과, 문제가 없어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그 업체는 단순 실내 인테리어만 하는 곳'이라는 지적에는 "제가 보고받기로는 그 업체는 인테리어 부분만 하고, 증축은 증축 면허를 가진 업체가 따로 한 걸로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감사원 발표 이후 시정 조치를 묻는 김성회 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감사보고서에도 있듯이, 사실 자체는 행안부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인테리어 업자가 임의로 불법 하도급을 준 듯한데, 적절한 행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종합감사 이전까지 가시적인 조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좀 양해를 해 주셔야 되는 게 (당시) 정부 출범 상황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저희 행정안전부가 아주 꼼꼼히 달라붙어서 준공검사라든지 그런 것을 못 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그렇지만 용산 비서실에서 12명의 전문가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행안부에 공문 형태로 보냈고, 그것을 믿고 저희가 서명을 하게 된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1그램 계약서를 다 지난 일이라 제대로 확인 못했다는 게 무슨 의미냐'는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우리 행안부 입장에서도 국가안보상 직접적으로 그 도면이라든지 계약서라든지 그것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감사원 보고서에서는 그 부분이 명확하게 나타나 있기 때문에 제가 추가적으로 지금 그것을 와서 왈가왈부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그런 취지의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안위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과 관련해 실무를 맡았던 2명의 행안부 과장에 대한 출석을 요구했으나 이 장관은 "행안위의 출석 요구에 대해서는 전달했으나 제가 강요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의 지난 달 보고서에는 관저 증축 당시 정식 준공 도면이 작성되지 않았다고 적시했는데 이날 행안부 측은 당시 준공 도면이 작성됐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에 행안위 위원들은 당시 대통령비서실과 함께 준공검사에 공동 사인한 것으로 알려진 두 명의 과장을 출석시켜 명확한 답변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장관은 "한 사람은 정부세종청사에, 한 사람은 대전에 출장을 가 있는 와중에 제가 출석 요구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며 "다만 두 분 다 출석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의 이 같은 답변에 신 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은 장관의 출석 요구에도 담당 과장이 출석하지 않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행안위는 결국 증인 출석 요구안을 의결해 두 명의 과장을 이날이 아닌 추가 일정을 잡아서라도 국감장에 출석시키기로 했다.
이 장관은 북한의 오물풍선과 대남 방송으로 인한 피해와 관련해선 "행안부는 예산 지원부터 법령개정, 제도적 개선까지 확실한 지원 방향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막연하게 (지원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국방부와 협력해 기술적으로 (대남방송) 소음을 반사시키는 방법,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이어폰 등을 (지급하는 방법 등) 여러가지를 고민 중"이라며 "관련 법안 통과 전 시행령에 해당 내용을 담는 등 빠른 시일 내에 축사 피해까지 모두 포함한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올해 지자체 통합재정수지 약 18조6000억 원이 적자로 예상되는 것에 대해서는 "올해는 작년보다는 좀 낫다"며 "3조 원 넘는, 4조 원에 가까운 돈을 다른 기금에서 빌려오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특수 관계인 불법 대출 등 새마을금고 문제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 등과 합동으로 감독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등 경영 개선 방안을 계속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새마을금고가 본연의 설립 취지에 맞게 돌아가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태원 참사'의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책임의 형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제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는 것이 책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난안전법에 지자체장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수권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엔 "좋은 의견"이라며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2022년 신설된 경찰국에 대해선 "경찰에 대한 공정한 인사와 처우 같은, 몇십 년간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이루어졌다"는 답변했다. '논란이 있는 경찰국 대신 국가경찰위원회를 신설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상식 의원의 질의에는 "검토를 많이 했지만 헌법 체계상 맞지 않는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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