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토론'에도 금투세 결론 못 낸 민주…당론·시기 지도부 위임(종합)

의총서 금투세 '시행·유예·폐지' 의견 비슷하게 나와
지도부 위임 대다수 동의…"정무적 변수 고려해 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4.10.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임세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에 대한 당론 결정과 결정 시기를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의총에선 금투세 시행·유예·폐지 의견이 모두 비슷한 비중으로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었지만 다수 의원들은 두 가지에 대해 위임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의총에선 총 16명의 의원이 금투세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한 의총은 낮 12시 10분에 끝났으며, 이 중 대부분은 금투세 관련 발언이었다. 이재명 당대표는 의총 내내 발언하지 않고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금투세에 대한) 결론과 결론을 내리는 시점, 두 가지를 다 위임하기로 했다"며 "언제까지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것까지도 정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시점과 결론에 대해 모두 위임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의원들의 금투세 의견에 대해선 "시행, 유예, 폐지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그동안 내부 토론 과정에서 폐지 의견은 사실상 없었지만 정책 토론 이후 상당수 입장을 바꿔 (이날 의총에선) 복수의 폐지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시행 측 주장에 대해 "2년 전에 여야가 합의한 만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적인 이야기였다"며 "또 유예나 폐지로 입장을 정해버리면 상법 개정을 추진할 지렛대를 하나 잃어버리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예 측 주장에 대해선 "다음 정부에서 결론을 내도록 유예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며 "유예한다면 22대 국회가 책임을 진다는 수준은 유지해야 하니 3년 후 시행 정도가 마지노선 아니겠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폐지 측 주장에 대해선 "2년 유예한다면 대선 직전, 3년 유예하면 총선 직전에 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으니 4년 후에 해야 한다. 그럴 바에는 폐지하자는 의견"이라며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아예 폐지하고 대선 공약 등으로 새로운 약속을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노 원내대변인은 "각각 의견이 어느 정도 비중으로 당내에서 존중되는지 계량할 수 없다"면서도 "입장이 다 달라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우리가 의총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 일부 있었고, 전당원 투표를 고려해야 한다는 분도 있었지만, 지도부에 위임하자는 의견에 대다수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찬반 투표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말에는 "박찬대 원내대표가 제안했다"며 "이 정도로 (의견이) 팽팽하면 미세한 차이를 확인하는 것보다는 지도부에 위임해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결단, 그런 정치 행위가 더 타당하지 않겠나는 취지로 말했고 대다수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의원은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에 반대 의견도 냈다. 노 원내대변인은 "(위임 반대에) 손을 들고 반대하신 분도 두 분 있었고, 혼잣말처럼 (반대)하신 분도 우연히 봤다"며 "(위임에 반대하는 분이) 곳곳에 더 있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지도부는 (금투세에 대한) 당내 (의견의) 비중, 크기를 나름대로 쭉 파악해왔다고 한다"며 "보완 후 시행, 일정 기간 유예, 폐지 등이 다 테이블 위에 올라온 상황이다. 그걸 갖고 지도부가 정무적 변수를 고려해 판단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지도부가 유예 결정을 내린다면 민주당이 기존에 했던 약속을 안 지키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선 "시장 참여자들의 강력한 요구가 있는 점을 고려해 (유예·폐지로) 판단할 수도 있다"며 "그런 상황이 바뀐 부분을 설명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정면돌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