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금투세 '폐지-유보' 오늘 결정…"4년 끌다 떠밀리듯" 여진 계속

민주, 오전 의총서 시행 여부 당론…유예론 '유력'
친명 좌장 정성호 등 '폐지' 주장…내홍 이어지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역 앞에서 김경지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2024.10.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4일 의원총회를 열고 내년 1월 시행 예정이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에 대한 입장을 최종 결정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다수의 지도부에서 금투세 '유예론'에 힘을 실으면서 유예 당론 채택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유예 당론은 되레 주식 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며 금투세 폐지 의견까지 피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여야 합의로 법이 통과된 뒤 2023년 1월 시행 예정이었으나, 한 차례 유예됐던 금투세는 4년간의 숙의 끝에 이번에 결론이 날 전망이지만 어느 선택이든 금투세 내홍 여진을 피해가긴 어려워 보인다. 시행을 3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떠밀리듯 결정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금투세 시행에 대한 입장을 최종 결정한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토론회에서 나온 얘기들을 리바이벌(Revival)하며,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 간 여러 의견들이 오갔다"며 "의원총회에서 최종적인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백브리핑에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여러 의견을 받은 다음 당 지도부에서 일임할 지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며 "(금투세 시행 여부 결정은) 미뤄지거나 그렇지 않고 결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금투세 도입에 대한 필요성은 당내 공감대를 이뤘다면서도, 이 대표를 비롯 지도부 다수가 당장의 도입보단 입법을 보완한 뒤 시행하는 '유예' 입장을 고수하는 탓에 당론 역시 유예 쪽으로 기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달 29일 '정운갑의 집중분석'에서 "주식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단속하고, 주식 투자자들의 손실과 수익에 대해 공정하게 부담을 안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것들이 다 되고 난 다음에나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라며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 일부 의원들은 유예가 아닌 폐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의원총회에서 금투세 폐기에 대한 강한 반대가 쏟아진다면 최종 결론이 한 차례 유보될 수도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금투세 토론회'를 평가하면서 "처음에는 금투세 유예 입장이었는데 최근 상황을 보니까 오히려 유예가 시장의 불안정성을 더 심화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민주당이 집권해서 주식시장을 살려놓은 뒤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투세 폐기'를 의미하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러는 게 낫지 않겠냐는 개인적인 생각은 갖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갈등이 심화된 상태에서 '유예' 정도로 당론이 정리될 것 같진 않아 보인다"며 '폐지' 당론 채택 가능성도 열어뒀다.

하지만 애초에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이고 특히 지난 2023년 1월 시행 예정이었다가 한 차례 유예돼 이듬해 1월로 미뤄지는 과정 속에서 충분한 숙의가 있었다는 당 내외 의견도 적지 않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근로소득, 사업소득, 이자소득 등에는 모두 세금이 부과되는데 금융투자소득만 특혜를 받고 있는 것"이라며 "금투세가 도입되도 실제로 과세를 받는 대상자는 극히 일부"라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온든 금투세를 놓고 당 내홍이 당분간 이어질 수도 있다. 다만 민주당의 이번 금투세 공개 토론회를 두고는 의사 결정 과정 자체에서 '투명성'을 담보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지난달 24일 당론을 모으기 위해 국회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를두고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회가 자본 시장에 대한 국민 이해도 증진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여당은 민주당을 겨냥해 연일 금투세 폐지를 압박하고 있다. 여당 기재위원들은 지난달 30일 성명문을 통해 "1400만 개미 울리는 금투세는 폐지가 정답이다. 주식에 진심인 이 대표는 왜 침묵하고 있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6월 일찌감치 금투세 폐지를 당론으로 정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