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국민의힘, 김건희·한동훈 언급 없이 2시간 15분 만찬(종합)

윤 대통령, 국감 앞두고 '국익' 강조…"똘똘 뭉치자" 화답
만찬 일정 한 대표 측에 사전 통지…'좋은 시간 되었으면'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여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들과 만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문창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여당 소속 상임위원회 위원장 및 간사단과 2시간 15분간 만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 한동훈 대표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정쟁보다 '국익'을 염두에 둔 국정감사를 하자고 독려했고 참석자들은 "똘똘 뭉쳐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국정감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만찬 참석 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대화 내용을 전했다.

이날 오후 6시 35분 시작한 만찬은 8시 50분까지 2시간 15분 가량 이어졌다.

만찬에는 윤석열 대통령, 홍철호 정무수석, 정진석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당에서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여당 소속 상임위원장과 간사단을 포함해 26명이 배석했다.

식사는 '국가와 국민을 우선으로 하는 국정감사를 만들자'는 건배사를 시작으로 자유로운 대화가 오가는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여당 의원들은 상임위별 민생 현안과 대응 방안을 설명하고 정부의 개혁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가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어려운 여건에서 국감을 앞두고 당부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격려해 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며 "야당과 싸우는 국정감사가 아니라 국익을 우선하는 국감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가 숫자는 적지만 일당백의 각오로 생산적인 국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신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추 원내대표는 "야당의 부당한 공세에 맞서 싸우겠지만 민생 국회를 만들고 여당의 책임을 다하는 국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야당의 정치 공방에 대해 단호히 맞서 싸우겠지만 한편으로는 정부 여당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야당이 국감에서 건설적인 대안을 낸다면 그것도 저희가 잘 소화하고 마무리해 생산적인 국감이 되도록 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만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이나 검찰의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불기소 처분, 한동훈 당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대신 정부 주요 개혁 과제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참석자 사이에서) 어려운 과제지만 흔들림 없이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고 윤 대통령은 '하다가 마는 시늉만 해서는 안 된다, 성과를 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 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도 "고령화 사회에서 필수의료, 지역의료가 무너져가는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하고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앞으로 수요가 느는데 공급이 멈추면 의료시장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의료개혁은 반드시 흔들림 없이 추진해 가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도 신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야권에서 체코 원전 덤핑 수출로 수조원대 손실이 발생한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신 수석대변인은 "굉장히 억울해하시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 원전이 경제성을 인정받은 수출인데 이게 왜 덤핑이다, 저가다 라는 말이 나오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이런 부분도 국민에게 잘 설명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일부 참석자들은 전날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한 소감도 전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K-방산의 아주 중요한 홍보 수단이기도 하고 연간 60조 원의 국방비 지출에 대해 국민들에게 국방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잘 보여줄 수 있는 행사장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어제 국군의날 행사를 갔는데 가슴이 뭉클하더라"며 "한 마음으로 뭉쳐 대한민국을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고 신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여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들과의 만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날 만찬 메뉴는 전복죽과 인삼, 소고기볶음을 비롯한 한식으로 구성됐다. 음료는 당초 콜라가 준비됐지만 일부 참석자들이 윤 대통령에게 국정감사 대비를 위한 격려 차원에서 맥주를 요청해 맥주가 제공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만찬을 마무리하며 콜라, 맥주, 물잔을 들고 '우리는 하나다'를 외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만찬은 지난주 중 추 원내대표가 대통령실에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사이 일정이 확정되자 추 원내대표 측이 사전에 한 대표 측에 만찬 일정을 알렸고 한 대표는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는 취지로 답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만찬에서 윤 대통령과 추 원내대표 사이 독대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 원내대표는 만찬을 마무리하며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자주 마련해 당정이 소통했으면 좋겠다"고 제의했고 윤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언제든 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신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4일 한 대표 만찬과의 차이를 묻는 말에 반박하며 "어려운 국정감사가 기다리고 있는데 일종의 단합대회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며 "오늘 만찬도 한 대표의 지도부지 민주당의 지도부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맡은 이철규 의원과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조은희 의원이 개인 일정을 사유로 불참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이날 저녁 늦게까지 진행된 법사위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