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표결 앞 '한동훈 저격 녹취' '김 여사 불기소'…8표 이탈 흔드나

"한동훈 치면 김 여사 좋아할 것" 녹취…친한계 반발
'이탈없다' 전망에도 커지는 김 여사 특검법 필요성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해병대원 특검법' 재표결을 앞둔 국민의힘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출신 인사가 지난 전당대회 당시 한동훈 대표를 저격했던 녹취가 공개된 데 이어 검찰이 김 여사의 명품백 의혹을 기소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재표결을 앞둔 여권 내부가 술렁이는 분위기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 해병대원 특검법, 지역화폐법 재표결을 위해 오는 4일 본회의를 연다.

이날 윤 대통령의 결정으로 김건희 특검법은 두 번째, 해병대원 특검법은 세 번째 재표결에 부쳐지게 됐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재의 요구를 한 법안 수는 24개다.

재표결 법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할 경우 가결된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 의석수 192석에 국민의힘 내 8표 이상의 이탈 표가 더해지면 법안이 확정되는 셈이다.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법안은 곧바로 폐기된다.

재표결을 앞두고 여당에는 김 여사의 당무 개입 의혹이 또 하나의 리스크로 떠올랐다. 전날 진보 성향 온라인 매체 서울의소리는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인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과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가 나눈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는 지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김 전 선임행정관이 "김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며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전 선임행정관은 "대통령실 사임 뒤 일어난 일"이라며 탈당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당 내 친한계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김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 의혹으로 비판 여론이 분출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이 지속되는 요인으로 김 여사가 지속해서 거론되고 있어서다.

한 대표는 전날 불쾌한 심기를 드러내며 "현재 정부투자 금융기관 감사인 사람이 저를 어떻게든 공격하라고 사주했다고 한다.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 당원이었던 김 전 선임행정관에 대해 내부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김 전 선임행정관이 탈당 의사를 밝힌 만큼 추후 상황에 따라 고발 조치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날 검찰에는 김 여사 관련 법리 공방이 일단락됐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에 이어 오후에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윤 대통령 부부와 최재영 목사를 비롯한 관계자 모두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가 대한민국 위에 군림하는 최고 권력자임을 만천하에 드러낸 오욕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한 반면 국민의힘은 "공작과 의혹 제기의 최선봉에 선 야당 행태야말로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김 여사를 향한 사과 요구가 거세지는 만큼 특검법 필요성에 대한 여론 압박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저녁 윤 대통령과 여당 원내 지도부, 상임위원회 간사단 회동에서 특검법 이탈표 단속을 위한 메시지가 오갈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재표결 이탈표가 8표를 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민주당은 이미 부결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책 가동에 돌입했다. 이번 재표결에서도 법안이 부결될 경우 민주당은 10월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김 여사 의혹을 토대로 오는 11월에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다고 밝혔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