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병풍 세우기' 증인 채택…기업인 막무가내 호출

정의선·최태원 이름 올려…장재훈·노태문 등 전문경영진도
다른 상임위 확정시 추가될수도…증인 채택시 반드시 출석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국회가 올해 국정감사에도 대기업 사장을 비롯한 기업인들을 대거 증인·참고인으로 채택했다. 일부 상임위가 확정되지 않아 추가로 더 기업인들이 국감장에 출석해야 할 수 있어 재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인들의 국감 증인·참고인 출석에 대해선 현안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발언 기회를 얻지도 못하고 장시간 대기하거나 의원들의 호통에 망신당하는 모습이 연출돼 '군기 잡기' 수단이라는 지적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다음 달 7일 열릴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각 상임위에서 증인·참고인을 채택하고 있다.

아직 채택하지 않은 상임위도 증인·참고인 신청을 위한 막판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회법에 따라 일반 증인과 참고인에 대한 출석 통보는 국정감사 7일 전까지 이뤄져야 한다.

산업계 전반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집중적으로 주요 기업인들을 이번 국감장에 세울 예정이다.

산자위는 지난 26일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와 전영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부회장)을 채택했다. 산업기술유출 예방조치 및 점검을 이유로 불렀다.

또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관련 사안으로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플랫폼 이슈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이준수 일동후디스 대표이사, 유원일 텐덤 대표, 방경만 KT&G 대표, 강한승 쿠팡 대표 등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최근 고려아연 합병 관련 M&A(인수합병) 여부 질의를 위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대표,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기업인 소환 예고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과방위는 지난 24일 증인 108명, 참고인 53명 등 총 161명에 대한 출석 요구 건을 의결했다.

이 중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과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이 참고인으로 포함돼 있다. 정호진 삼성전자 한국총괄부사장, 임봉호 SK텔레콤 커스터머사업부장,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 등 전문경영인들은 증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행안위에서는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가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과 마크 리 애플코리아 영업총괄사장은 참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이혼 재판을 진행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대 비자금 관련 문제를 묻겠단 취지다.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면 기업인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아직 다른 상임위의 증인·참고인 채택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추가로 기업인들이 국감 증인·참고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ho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