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버스 투자" 개미 분노 키운 민주당…'금투세 유예' 갈등 증폭

토론회 전후 잡음 이어져…시행·유예 갈등 속 폐지 주장까지
찬반 정리 안 된 채 의견만 분분…재보궐 뒤로 결론 미루기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디베이트(토론회):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에서 시행·유예팀 의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2024.9.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4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토론회를 진행한 뒤 유예 입장을 정하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지도부가 당론 결정을 주저하고 있다. '인버스 발언'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되고 당내에서 '금투세 폐지' 주장까지 나오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금투세 시행 찬반을 놓고 지난 24일 진행된 정책 디베이트 이후에도 혼란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유예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빨리 당론을 정해야 한다"고 당 지도부를 압박하는 가운데, 우선 의원들의 의견이 모인 상법 개정 등 '주식시장 부스트업 프로젝트'부터 먼저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토론회는 역할극' 논란 속 '우려되면 인버스' 발언에 뭇매

이번 토론회는 시작 전후로 잡음이 계속 이어졌다. 토론회 시작 직전 이강일 의원의 '토론회는 역할극' 해명이 논란되면서 결론이 이미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보여주기식으로 토론회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대단히 부적절한 얘기"라며 "사적으로도 그런 얘기를 할 수 없겠지만 무슨 역할극이라는 표현을 쓴 건지 모르겠다"고 이 의원을 비판했다.

토론회를 마치고 나서는 또 김영환 의원의 '인버스 발언'이 논란되며 개미 주식 투자자들의 분노만 더 키운 꼴이 됐다.

75분 예정이던 토론이 2시간 동안 이어졌지만 찬반 여론은 정리되지 않은 채 오히려 의원들의 의견은 분분한 상황이다.

한 초선 의원은 뉴스1에 "시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토론회를 보며 유예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해가 됐다"면서 "그렇다고 토론회를 계기로 의원들 생각이 크게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토론회를 보면서 서로의 관점에 따라서 객관적인 사실 자체를 좀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것 같아 그런 것들은 명확하게 더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포감을 완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보완을 해서 일단 금투세를 시행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선거 때 유불리를 놓고 싸우느라 최소 5년 동안은 시작 못 할 것"이라고 했다.

정성호 "지금처럼 갈등 심화한 상태선 차라리 폐지가 낫다"

금투세 유예보다 한발 더 나아간 '폐기' 주장도 민주당에서 처음 거론됐다. 정성호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토론회가 결국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증폭시키는 과정에 있다고 들었다"고 회의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갈등이 심화한 상태에서 '금투세 유예' 정도로도 당론이 정리될 것 같진 않다"며 "차라리 폐지가 낫지 않겠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당론은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민주당은 이른 시일 내 금투세 입장을 정하는 정책 의원총회를 열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여론만 악화한 상황이라 다시 속도 조절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이해식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전날 부산 금정구 범어사 방문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 달 동안 의원총회를 여는 등 의견을 수렴해 금투세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절차와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월에 곧 국정감사 기간이라 국감에 충실하면서 금투세 의견을 수렴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