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대' 불발 윤·한 만찬…여야의정 중재자 자처 한동훈 깊어지는 고심

전날 만찬에서 독대 재요청…의정갈등 논의 전무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을 마치고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9.2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이 지연되는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국 현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협의체 출범의 중재자를 자처한 한 대표의 리더십에도 흠집이 날 우려가 켜졌다.

25일 여권에 따르면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있었던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전후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독대는 결국 불발됐다. 만찬 도중에도 의료대란 해법이나 김건희 여사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한 문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다만 한 대표는 만찬 직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게 "대통령님과 현안들을 논의할 자리를 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 취임 후 두 달째 의료대란이 당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조속한 해결을 위해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 직접 소통이 필요하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이번 만찬 직전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독대 제안을 거절했다. 한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정부의 입장 변화를 건의할 것으로 점쳐지자 대통령실 부담이 커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표는 그간 정부에 증원안 유예를 제안하는 등 여러 차례 중재에 나섰지만 대통령실이 이번 독대마저 거절하면서 의료대란 해법을 모색할 기회가 또 한 번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최근 의료계와 직접 소통에 나서면서 '의정갈등 중재자'를 자처했던 한 대표 입지마저 위태로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19일 한 대표에 이어 22일 이 대표와도 비공개 면담을 했다. 민주당 요청으로 성사된 당시 면담에서는 정부와 여당을 향한 의협 측 성토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의료계의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직 전공의들의 잇단 소환 조사와 첫 구속 사례도 발생하며 정부와 의료계 사이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이번 주 내에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의 구체적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까지 윤곽이 나오도록 의료계와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