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친일·독재 옹호 역사교과서 재검토"…이주호 "문제 없다"
민주 "제2 역사교과서 사태"…이주호 "절차상 문제 발견 못해"
국힘 "자기 관점으로 틀렸다 안 돼"…'북한 옹호 교과서' 역공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여야가 24일 내년부터 중·고등학교에서 사용될 새 역사 교과서의 역사관 논란과 관련해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뉴라이트 필진이 참여한 역사교과서 검정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지만 정부여당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이를 일축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뉴라이트 논란에 싸인 역사 교과서 검정과 관련한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다수 국민들께서 친일·독재옹호·반(反)역사적 역사 교과서를 우려하고 있다"며 "다시는 박근혜 정권 때 역사 국정교과서 사태가 재발해선 안 된다. 2024년 윤석열 정권 제2의 역사 교과서 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고등학교 한국사검정심의위원회 심의위원인 이정수·한성주·김윤희 교수 등을 언급하며 "김윤희 교수는 '이완영 평전'이라는 책을 썼고, 이완용에 대해 합리적인 현실주의자라고 평가했다"며 "이번 역사교과서 검정 결과는 모두 재검토돼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백승아 의원은 교과서 검정 출원 과정에서 검정 기준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며 "첫째 발행자 요건 위반. 둘째 집필진의 저작자 요건 위반이다. 검정 합격과 취소 권한은 교육부 장관에게 있다"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압박했다. 이에 이 부총리는 "절차상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이 부총리의 답변에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절차상 문제가 발견되면 조치할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이 부총리는 "문제가 있다면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고 의원은 여러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주장하며 △교육과정평가원장 징계 △교과서 검정 취소 절차 진행 △청년보좌역 김건호 파면 및 해임 조치 등을 이 부총리에게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마지막 질의까지 절차상 문제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향후 역사교과서 논란을 다음 달 국회 교육위 국감의 주요 사안으로 삼겠다고 경고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장관님은 문제가 안 된다며 자꾸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덮으려고 한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국감까지도 이 문제는 계속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의 집중 공세에 맞서 여당은 교사 및 교육자 출신인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 정부와 교육부를 방어했다.
교사 출신인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이 역사 교과서로 학생들을 가르쳤던 경험을 회상하며 "신라의 삼국통일이 우리 역사 최초의 통일 이뤘다는 평가, 또 다른 한편에선 자주적인 통일이 아니어서 아쉽다는 평가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이주호 부총리에게 "이렇게 가르치는 게 선생님으로서 잘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이에 이 부총리는 "예. 그렇게 하셔야 한다고 생각하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정 의원은 역사에서 여러 평가가 엇갈리는 사례를 들면서 "건국절이 언제였느냐 이런 부분들을 갖고 논쟁이 있을 수 있는데 자신의 역사 관점을 갖고 그것을 틀렸다고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학교 총장이자 교육자 출신인 같은 당 김대식 의원은 "좌우 이념, 친일 역사 논란 등 교과서 개편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며 "교육부에서 백서를 만들어 다음 교육과정에는 반복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부총리는 "이번 만큼은 역사 교육에 대한 소모적 갈등을 잘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뉴라이트 교과서 논란에 맞서 오히려 해냄 교과서를 언급하며 되받아쳤다. 좌편향·종북 성향을 담고 있어 수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조 의원은 "역사라는 게 사실에 기반해야 되지만 그 해석과 적용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대한민국 중심으로 가는 게 맞지 않냐"며 "어떻게 이런 식의 북한을 옹호하는 역사책을 쓸 수 있는지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검증해 통과시켜야 하는지 저는 납득할 수 없다. 어떻게 김정은이 하는 이야기를 우리 교과서에 쓸 수 있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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