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비조 '동맹' 깨지고 막말 싸움…"철새" vs "5분 대기조 아냐"
재보선 지역 '한달 살기' 표심공략 경쟁…비난 수위도 격화
조국 "경쟁하되 상처주지 말자"…금정 후보단일화 물밑 협상
- 임세원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10·16 재보궐선거를 약 3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혁신당에 이어 민주당도 '호남 한 달살이'를 선언했고, 상대에 대한 비판 수위는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전남 영광·곡성 재보선이 야당 간 '텃밭 주도권 싸움' 양상으로 불붙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장세일 전남 영광군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혁신당 출마 후보에 대해 "경쟁 자체가 싫은지, 내가 후보 될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해서인지 이 경쟁 체제를 벗어났다"며 "이런 식으로 하면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당초 민주당 소속으로 경선에 출마했으나 중도 사퇴한 뒤 조국혁신당 후보로 나선 장현 영광군수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주철현 최고위원 또한 "선거 때만 되면 나타났다 사라진 철새 후보가 영광군민들의 대표로 나설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가세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3일에도 '이삭줍기'라고 비난한 바 있다. 전날에는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이 나서 조국 대표 등이 국회 본회의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 불참하고 선거 운동에 나선 것을 두고 '상한 물'이라 멸칭해 혁신당의 반발을 샀다.
혁신당도 날카로운 발언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김보협 수석 대변인은 "해당 본회의에 민주당 의원 몇 명이, 누가 불참했는지, 그분들의 감각과 염치에 대해서는 굳이 거론하지 않겠다"라며 "또 김 최고위원의 화려했던 정치 이력에 대해서도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라고 받아쳤다.
김선민 혁신당 최고위원 또한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혁신당은 민주당을 위한 5분 대기조가 될 생각이 없다"며 "국민의힘을 비판해도 모자랄 시간에 그런 급변 상황을 감안하지도 않고 '민주당 땅'인 영광과 곡성에서 재보선 운동을 하고 있느냐고 탓하고 싶은 건가"라고 했다.
다만 정부여당을 상대로 공조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혁신당 지도부는 당내 발언 수위 조절에 나섰다. 조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경쟁은 하더라도 서로 마음에 상처를 주는 언동은 하지 말자"며 "각 당의 지지층을 싸우도록 부추기는 언동은 하지 말자. 저부터 성찰하고 조심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여권이 강세를 보이는 부산 금정구의 후보 단일화 논의를 재차 촉구했다. 그는 "금정에서 8번 선거 중 여권 후보가 7번 당선됐다. 단일화하지 않으면 필패"라며 "혁신당과 민주당이 공동선대위를 꾸려 단일후보를 위해 같이 뛰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리자"고 제안했다.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던 민주당과 혁신당은 최근 단일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재성 민주당·김호범 혁신당 부산시당위원장은 각각 중앙당에 단일화 논의를 위임하고 협의 담당자를 지정해 협의를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두 당은 협의를 통해 김경지 민주당 후보와 류제성 혁신당 후보 중 한 명을 뽑아 국민의힘과 경쟁을 치를 예정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미 협의가 진행 중이고, 어쨌든 단일화는 될 것"이라면서 "김경지 후보가 상당히 앞서고 있고, (김 후보로 단일화될 것에) 자신이 있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우리의 제안에 대한 민주당의 공식적인 답변이 없고, 중앙당과 부산시당도 책임을 미루고 있다"며 "우선 민주당에서 단일화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혀야 다음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sa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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