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 두고 감정싸움 번진 민주·혁신당…단일화 여부 주목

"조국, 민주당 상대로 집안 싸움" vs "안볼 사이처럼 굴지 말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9일 오전 영광 홍농읍 한수원 사택 앞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서왕진 의원, 오른쪽은 장현 영광군수 후보.2024.9.19/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서로를 '협력적 경쟁 관계'로 규정하고 우당(友黨)을 자처한 양당은 전남 곡성·영광 군수 재선거를 두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인 주철현 최고위원은 전날 회의에서 "불과 반년 전 조국 대표는 호남을 찾아 민주당과 항상 연대하겠다고 하면서 전남에서는 민주당을 상대로 집안싸움을 주도하고 있다"며 "조 대표는 쇄빙선을 자임했던 초심을 돌아보고 지금은 진보 진영이 똘똘 뭉쳐서 외연을 확장하고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아야 하는 상황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민석 최고위원도 지난 19일 혁신당 의원들이 지방선거 지원 등을 이유로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 참석하지 못하자 "쇄빙선 내려서 동네 선거하냐"는 메시지를 보내다가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1일 강화를 시작으로 23일 영광, 24일 곡성, 25일 부산 금정을 차례로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9.2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민주당의 비판 공세에 서왕진 혁신당 의원은 논평을 통해 "호남에서는 민주당 이외의 당이 후보를 내면 분열이고 집안싸움이냐"며 "누가 민주당에 이런 초헌법적 판정 권한을 부여했나. 우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규원 혁신당 대변인도 "민주당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다. 혁신당에 대한 비난이 위험수위를 넘나든다"며 "선거 끝나고 다시는 안 볼 사이처럼 굴지는 말자"고 했다.

민주당과 혁신당의 공방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양당은 지난 13~14일에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양당 간 신경전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양당 후보 단일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경우 여권이 강세를 보이는 인천 강화군수와 부산 금정구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여권 텃밭인 강화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도 부산 금정구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혁신당의 제안을 답하지 않고 있다.

한편 10.16 기초단체장 재·보궐선거에선 전남 곡성·영광 군수를 포함해 부산 금정구, 인천 강화군수가 선출된다. 특히 곡성·영광은 4·10 총선에서 호남 지역 비례대표 득표율 1위를 기록한 혁신당과 '호남 맹주'로 군림한 민주당의 첫 대결로 양당의 승부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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