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꽃놀이패 국힘…개미 등에 업고 야당 분열 노린다

한동훈 "금투세 고수하면 나 아닌 대한민국과 싸우게 될 것"
이재명, 당내·개미 반발에 입장 변화…"전통적 입장과 충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9.1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개미 투자자들의 강한 반발을 등에 업고 입법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이슈인 데다가, 민주당 내에서도 입장이 분분해 분열로 인한 반사이익까지 노릴 수 있어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금투세 관련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전날 공개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투세에 대해 "1400만 투자자가 민주당보다 시장을 훨씬 더 잘 안다. 1이 빠져나가면 나머지 99가 전부 망한다는 걸 그들은 안다"라며 "금투세를 고수하면 민주당은 한동훈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싸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대표 회담에서 1번 안건으로 내세울 만큼 금투세 이슈에 공을 들여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주식 시장이 취약하고 변동성이 큰 지금은 금투세 폐지가 정답"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1400만 개미 투자자는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지경"이라고 거들었다.

오는 24일 유예와 시행을 두고 금투세 공개 토론회를 여는 민주당을 향해 아예 폐지를 촉구한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결국엔 최소 유예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이라며 "민주당을 수세에 몰아넣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입법 주도권을 내준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는 금투세와 관련해 '유예→보완 시행→유예'로 입장을 바꿔왔다. 앞서 그는 당대표 출마 선언에서 "주식시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하는 게 맞느냐"라며 유예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원 사이에서 '부자 감세'라는 비판이 커지자, 공제 한도를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는 보완책을 내놨다. 개미투자자들이 금투세를 '이재명세'라며 반발하자 당내에서도 유예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유예로 다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인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3년 유예론을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꽃놀이패"라며 "정책 이슈라는 점에서도 여당 입장에서 중요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신념과 이재명 대표의 먹사니즘이 충돌하는 정책이라 야당의 분열까지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