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만찬 앞둔 여당 "속탄다…김 여사 얘기하면 판 엎자는 것"

24일 용산서 만찬…"독대해야 청량제, 단둘이 1시간 이상 만나야"
"의정 해법 낮은 자세 메시지 나와야"…복지부 장차관 경질엔 '찬반' 엇갈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신윤하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오는 24일 공식 만찬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내에서 기대와 우려 분위기가 동시에 감지된다.

여당 의원들은 경색된 당정 관계를 풀 기회라고 환영하면서도 김건희 여사 논란, 의정갈등 해법에 대해서는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20일 국민의힘의 한 영남권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당정이) 공존·공생해야 하는데 지금은 공생·하락하고 있다"며 "의원들은 속이 탄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9월 2주 차 여론조사에서 정부 출범 이후 동반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 정국과 의료대란 해법을 둘러싼 여·야·의·정 돌파구가 묘연한 가운데 윤 대통령은 오는 24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용산으로 초청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지지율이 낮은 데 대해 서로가 위기의식을 가지지 않겠냐"며 "어쨌든 변화해야 한다.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야당은 여당 반발에도 불구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해 단독 처리했다.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도 최근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김 여사 이슈가 만찬 화두에 오를지 여부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렸다.

한 3선 의원은 "그(김 여사) 이야기를 한 대표가 꺼낸다면 판을 엎자는 이야기"라며 "대통령도 부인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선 영남권 의원도 "김 여사의 행보와 관련해 한 대표가 말씀드리면 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통령에게 맡겨두는 것이 맞다"며 "야당에서는 가장 약한 고리가 김 여사이다 보니 물고 늘어지지만 여당까지 그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체코로 출국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환송하고 있다. 2024.9.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반면 당내 핵심 관계자는 "김 여사 문제를 포함해 다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두 분이 충돌할 수도 있지만 그 이야기까지 할 정도로 진솔한 자리였다고 한다면 국민들이 다시 바라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제가 바라는 건 두 분만 만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단둘이서 1시간 이상 만남을 했다는 것이 청량제 같은 소식"이라며 "당직자가 둘러앉아 밥 한 끼 먹고 나오는 모습은 보수 지지자들에게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 의정갈등 해법 논의가 오갈지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보건복지부 장차관 문책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한 영남권 4선 의원은 "만약 의정갈등 이야기가 나온다면 그 내용이 가장 첫머리에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공과를 떠나 의료계에서는 복지부를 바라보는 (갈등의) 골이 깊으니 의정 갈등을 해소한다는 시그널로서의 인사교체도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앞선 3선 의원은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경질하는 모양새를 보여주면 좋겠다"며 "'정부가 의사를 이길 수 없다, 국민 참여만이 갈등을 잠재우고 의사 수를 늘려 국민 건강을 담보할 수 있다'는 식의 낮은 자세의 메시지가 나와야 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반면 한 재선 의원은 "그것은 이미 팔 부 능선을 넘은 이야기기 때문에 사람을 경질하라, 마라 이야기하면 안 된다"며 "민생 문제에 대해서도 너무 각자의 모양대로 가면 안 된다. 서로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