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야 입법 강행에 여당 보이콧…추석 끝나자마자 정국 급랭

김여사·해병 특검법·지역화폐법 쟁점법안 야당 단독 처리
국힘, 필리버스터 않고 본회의 불참…"거부권 건의할 것"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표결을 마친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2024.9.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야당이 김건희·해병대원 특검법과 지역화폐법 등 3개 쟁점 법안을 상정하자 여당은 국회 본회의를 보이콧하며 맞대응했다. 야당의 법안 상정에 여당이 필리버스터로 대응하는 공식은 깨졌지만,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하면서 추석 직후 정국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이달 들어 여야대표 회담, 개원식 등으로 잠시 가능성을 엿봤던 협치 무드도 멀어진 양상이다.

야당은 19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고 김건희·해병대원 특검법과 지역화폐법 등 쟁점 법안을 단독으로 상정·처리했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진행하고 야당 입법 강행에 반발해 본회의 표결에 불참하는 보이콧을 결정했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3개 쟁점 법안 통과를 지연시킬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이렇게 되면 '야당 법안 상정→여당 필리버스터→야당 주도 강제 종결→야당 단독 처리'라는 도돌이표 공식이 이어지는 셈이었다. 앞서 여야는 22대 국회 개원 이후 두 번째로 발의됐던 해병대원 특검법을 시작으로 방송 4법,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노란봉투법 등을 놓고 이런 과정을 반복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대신 국회 본회의에 참여하지 않는 보이콧으로 당론을 결정했다. 여당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해도 야당이 24시간마다 강제 종료하며 필리버스터 무용론이 대두된 만큼 소모전을 피하고 야당의 입법독주의 부담함을 알리는 데 집중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의사일정 자체에 합의가 없었고 일방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애초부터 이런 의사일정에 동의할 수 없었다"며 "이를 가장 강력히 표현한 게 보이콧"이라고 설명했다.

필리버스터만 생략됐을 뿐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재표결→법안 폐기' 절차는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반헌법적인 무리한 특검법안들이 민주당의 일방적인 강행 처리로 통과됐다"며 "대통령께 재의요구권(거부건)을 행사해 줄 것을 강력하게 건의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로 모처럼 협치무드가 조성됐던 여야는 다시 강 대 강 대치 전선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여야회담을 진행한 후 2일 국회 개원식도 열렸고, 쟁점 법안 처리 일정도 이달 26일로 합의가 된 상황이었다.

26일 본회의, 다음달 국정감사 등 본격 정기국회 일정에 들어간 만큼 여야의 충돌은 일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추석 민심에서 특검법은 반드시 실현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민주당은 만약 10월에 관련 법안이 재의결해서 통과되지 않는다고 해도 11월이든 12월이든 계속 시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으로 쌍특검법이 폐기되더라도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과 해병대원 사망 사건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국정조사를 추진해 정부, 여당을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