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밀린 임금만 1조원…노년층, 1인 평균 620만원 떼였다

50대는 1인 평균 800만 원 피해…10대도 1인당 103만원 떼여
일용직 많은 건설업 피해자 4.8만명…"임금 체불, 생계 위협"

추석 연휴를 앞둔 13일 새벽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인근 인력시장에서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2024.9.1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올 상반기 임금 체불액이 1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60대 이상 노년층도 1인당 평균 620만원의 임금을 떼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은 10대의 임금 체불액도 약 20억 원에 달했다. 임금 체불은 근로자의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누적 임금체불액은 1조 4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1조 3504억 원에서 2022년 1조 3472억 원으로 소폭 줄었다가 지난해 1조 7845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 7월 말 기준으로는 1조 2261억 원으로 1개월 만에 약 1800억 원 늘어났다. 이같은 추세라면 4년 내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피해자 수는 2021년 24만 7005명에서 2022년 23만 7501명, 2023년 27만 5432명, 올 상반기에는 15만 503명으로 체불액 추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1인당 체불액은 2021년 546만 원에서 올 상반기 693만 원으로 늘었다.

특히 노년층에서 임금 체불이 만연했다. 60대 이상 노동자의 체불액은 2021년 2341억 원에서 이듬해 2672억 원, 지난해엔 3530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2118억 원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기준 1인당 체불액은 620만 원으로 지난 3년(2021~2023년)과 비교해 가장 많다.

올 상반기 50대의 체불액은 2971억 원으로 모든 연령대 통틀어 가장 많았다. 1인당 797만 원 꼴이다. 40대는 2451억 원(1인당 871만 원), 30대는 1892억 원(1인당 733만 원), 20대는 958억 원(1인당 421만 원)이었다.

아직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은 10대도 적지 않게 임금을 떼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기준 10대 이하의 체불액은 19억 5200만 원, 피해자는 1884명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103만 원 꼴이다. 체불액의 절대적인 수준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낮은데, 이들이 대개 아르바이트 등 단순 노동에 종사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임금 체불이 두드러졌다. 피해자 기준으로 보면 일용직 비중이 높은 건설업에서 가장 많았다. 올 상반기 기준 피해자는 4만 8148명, 체불액은 2477억 억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체불액은 514만 원이었다.

체불액 규모는 제조업에서 가장 컸다. 체불액은 2871억 원, 피해자는 2만 8489명으로 집계됐다. 1인당 체불액은 1008만 원이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을 체불할 경우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럼에도 매년 임금체불 규모는 확대되는 실정이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명절을 앞두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임금체불 문제 해결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상습적 임금체불에 대해 체불 임금의 3배까지 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최근 통과했다.

김소희 의원은 "상반기 임금체불액이 처음으로 1조를 돌파해 올해 역대 최고액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임금체불은 근로자의 생계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기에 이를 사전에 예방하고 신속히 청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김소희 의원실 제공)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