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절약' 가르치며 실천은 안 한 학교들…절수형양변기 설치 확인 '0'
양변기, 하루 물 사용량 25% 차지…절수형 사용시 1/2 절약
시공사 자료로만 확인…김대식 "현장 실측하고 국감서 점검"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우리나라가 2003년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되면서 수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초·중·고 교육 현장에선 학생들에게 '물절약'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데, 정작 학교는 10년 동안 물절약 규칙을 어기며 식수를 낭비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교육부가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교육청은 2014년 이후 초·중·고등학교 신축 및 리모델링 시 '절수형양변기' 설치를 단 1건도 사전 확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변기 물은 국민 1명이 하루에 사용하는 물 전체의 25%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 1인당 하루 생활용수 사용량은 약 282(리터)L이고 이 가운데 25%가 양변기 물 사용량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환경부는 양변기로 낭비되는 물을 막기 위해 오는 2014년 이후 절수형양변기 설치 의무화를 시행하고 있다. 절수형양변기 설치 시 일반 변기 10L보다 약 절반가량인 5.4L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승재 물순환협회장은 "정부가 기본적인 물관리는 손을 놓고 있다"며 "물순환체계에 있어 가장 손쉬운 물 절약 방법은 절수형양변기를 설치다. 환경부, 공공기관 담당자들의 관리, 감독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행법은 건물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 시 절수형양변기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도법 제15조'은 사용승인 받기 전 물 1회 사용량이 5.4L 이하로 절수형양변기가 설치됨을 확인하고 건축승인 허가 신청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교육청 담당자들은 이 법 규정을 인지하고도 시공사가 제시한 환경표지 인증서, 등급표지 부착 내용만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는 "4.5L만 쓸 수 있는 변기가 이미 많이 나와 있다"며 "변기 교체로 투자한 돈은 물값 절약으로 2년 이내에 회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한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직접 교육 현장을 방문해 실측할 예정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이를 지적해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은 "이제부터라도 각 교육청에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며 "환경표지인증 기준에 맞게 물 1회 사용량을 5.4L 이하로 사용돼 더 이상 세수가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hoh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