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없는 尹 번개 만찬…'패싱' 논란 당정 어정쩡 봉합

윤 대통령, 8일 일부 최고위원·중진 의원과 만찬
한동훈·친한계 없어…친한 "유별나게 볼 필요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없이 지난 8일 여당 일부 최고위원·수도권 중진 의원 등과 '비공개 번개 만찬'을 가졌다. 일각에서는 한 대표와 친한계(친한동훈계) 인사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대표 패싱론'을 제기했다.

친한계는 한 대표 및 지도부와의 만찬이 예정대로 추석 이후에 진행될 것이란 입장이다. 당내에서도 여·야·의·정 협의체를 위한 실무에 집중하는 중이라 당정 관계에 파열음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앞서 이어지던 정부여당의 불협화음이 재차 불거지는 기류라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여당 수도권 중진 의원이 번개를 요청해 몇몇 의원들과 함께 2시간가량 한남동 관저에서 만찬을 진행했다. 만찬에는 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과 윤상현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에선 장기화되고 있는 의정 갈등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해당 만찬에 한 대표 및 친한계 최고위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당정 갈등에 힘을 싣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을 모두 초청해 만찬을 하기로 했다가 추석 이후로 연기했다. 당시 한 대표가 정부·대통령실 입장과 배치되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유예를 제안했고, 이 때문에 만찬이 불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연기된 만찬 회동의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말 진행한 국민의힘 연찬회에도 불참했다. 해당 갈등이 채 봉합되기 전에 한 대표를 제외한 일부 지도부만 배석한 상태로 의정 갈등, 지역 민심 동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당정 갈등이 다시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친한계에서는 이번 만찬에 한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에서 일부 의원들을 솎아내 초청한 게 아니라, 개별 의원의 요청에 따라 만찬이 이뤄졌다는 데 무게를 뒀다.

한 친한계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만약 (윤 대통령이) 총리실이나 정무·민정 수석들 모르게 '친윤'(친윤석열)이라고 불릴 사람들만 불렀으면 상당히 논란이 될 것"이라며 "그렇게 간 게 아니고, 개별 의원이 모아서 간 것이고 대통령도 이에 응한 것이기에 그렇게 유별나게 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여·야·의·정 협의체 논의가 진행 중이고, 한 대표가 (대통령실이나 의료계에) 일부 물꼬를 터준 측면이 있다"며 "(대통령실에서도 이에 화답하는 모양새라) 비공개 만찬을 두고 당정 이견이라고 이렇게 얘기할 게 있나"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은 비공개로 의원뿐 아니라 지자체장·정치인 등과 수시로 모임을 가지며 민심을 청취하고 있는데, 이번 비공개 번개 만찬 또한 이 연장선상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가 참여하도록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큰 이견이 없는 당정 관계에 집중하기보다,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는 의사 단체의 설득에 주력하겠다는 판단이다.

한 대표는 전날 국민통합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전체회의가 끝난 후 기자와 만나 "(의료계와) 여러 방식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여러 방식으로 제가 읍소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협의 단체를 묻는 질문에 "그렇게 말씀드리면 또 부담을 느끼실 수 있으니 비공개로 진행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