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지켜보는 문재인…'친명·친문' 호위무사 뭉쳤다
전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 구성…친명계 위원장, 친문계 참여
이번 주 일요일 평산 예방…자연스러운 화합 메시지 나올 듯
- 임세원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반발하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이 사안에 대한 당내 공식 기구 구성을 직접 지시하고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계파를 넘어 당 전체가 단일대오로 뭉치는 모양새다.
문 전 대통령이 최근 검찰이 전 사위 서 모 씨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자신을 피의자로 적시하자 자신의 SNS에 먹구름이 몰려오는 하늘을 배경으로 찍은 영상을 올려 침묵 속의 메시지를 보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정권 정치 탄압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으로 원조 친명(친이재명) '7인회' 소속인 김영진 의원을 인선했다. 대책위에는 윤건영·황희·심영배 의원 등 친문계 인사들이 참여하기로 했다.
대책위는 늦어도 다음 주 중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검찰청 항의 방문, 언론 정례 브리핑, 검사 고발 등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때 당 지도부가 위원장 자리에 친문계가 아닌 핵심 친명계 김영진 의원을 위원장으로 배치한 것은 이번 사안에 대한 이 대표의 대대적인 지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5월 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인도 외유성 출장' 의혹 당시와도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시 친문계 의원들은 기자회견 등을 열고 반발했으나 당 지도부는 공식 입장을 자제하며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안을 두고 친명계 지도부가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은 계파 갈등을 잠재우고 통합을 꾀하겠다는 의중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비명계 의원들이 결집을 예고하며 계파 간 갈등의 폭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비명계 대권 잠룡으로 김부겸·김경수·김동연 등 3김(金)이 정치 행보를 재개하면서 당내 비주류로 전락한 친노·친문계 의원들의 움직임도 감지되면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직접 나서 친문계 의원들의 행보를 지지하고 나선다면 내부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대권을 향하는 이 대표 중심의 체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친문계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대권을 잡기 위해서는 당을 통합하는 게 중요한데, 공통의 전쟁으로 힘을 하나로 합칠 수 있으니 (이번 사안이) 이 대표 입장에선 좋은 카드일 수 있다"면서 "친문계 입장에서도 당 대표가 도와주면 훨씬 힘이 생기니 서로 좋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는 오는 8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대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검찰 수사를 언급, 지지를 보내며 계파 갈등 봉합할 화합의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sa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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