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방탄" 연설에 발끈한 민주 의원들 고성…이재명은 '여유'

추경호, 교섭단체 연설서 직격…"방탄 정당 벗어나길"
야 "김건희 수사나 해라"…이재명, 동료 의원들과 대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4.9.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민주당이 방탄 정당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놓아 달라"고 직격했다. 현재 22대 국회의 정치 퇴행과 극한 대립 매몰의 배후로 이 대표를 지목한 것이다.

추 원대대표는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막기 위해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며, 수사와 재판은 개인 차원에서 대응하라고도 촉구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연설에서 "이 대표도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을 끌어들여 수사와 재판을 방해할 게 아니라, 신속한 수사와 재판을 주문해 결백을 입증하는 것이 순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지금의 정치 퇴행과 극한 대립의 궁극적인 배경에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있다"며 "민주당이 민생은 외면한 채, 툭하면 대통령 탄핵 운운하면서 극한대결에 몰두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를 상대로 정치보복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며 "이 대표 사건 대부분이 민주당 내부 폭로로 드러났다는 사실을 잊었나. 이 대표 수사 대부분이 민주당 정권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잊었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개인 차원에서 당당하게 대응하라"며 "민주당이 공당 본연의 역할을 되찾고, 우리 국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추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 중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거론하는 데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의자 팔걸이에 손을 올린 채 연설을 경청하다가, 이 대표의 자리로 찾아온 전현희·김민석·정청래·김윤덕 의원 등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여유로운 이 대표와 달리 민주당 의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본회의장 민주당 측 의석에서는 즉각 여러 고성이 터져나왔다. 야당 의원들은 "김건희 (여사) 수사나 해라", "김건희가 무섭습니까?", 연설 수준이 뭐 이러냐고"라고 추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총선 이기지도 못한 게"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방청온 지역구 주민들을 향해 두팔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4.9.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맞습니다"라고 맞받으며 박수를 보내 추 원내대표에게 힘을 보탰다.

야당에서 "디올백 수사나 해라", "이러니 대통령이 벌거벗은 임금님 소리를 듣는 것 아니냐"라고 소리치는 등 장내 소란이 이어지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잠시 연설을 멈추기도 했다. 우 의장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고, 방청객이 지켜보고 있다"며 "국민의힘 원내대표께서 교섭단체 연설을 하는 중인데 견해가 다르더라도 경청을 했으면 좋겠다"고 짚었다.

한편 이날 추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이 끝난 후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추 원내대표를 응원하기 위해 찾은 달성군민 100여명이 함께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