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감에 판 커진 재보선…보수·진보 진영 '물밑 대결'
기초단체장 4곳 선거에서 조희연 직 상실로 주목도 높아져
여야, 선거 개입할 수 없지만 결과 영향은 불가피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10년간 서울시 교육의 수장을 맡아온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직을 상실하게 되면서 10·16 재보궐선거의 판이 커졌다. 여야는 공식적으로 교육감 선거에 개입할 수 없지만 서울시교육감의 상징성과 권한 등을 고려할 때 결과에 따른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10월 16일 치러지는 재보선에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영광군수, 전남 곡성군수 외에 서울시교육감도 대상이 됐다.
전날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교육감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선출된 공직자는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직을 상실한다.
당초 보궐선거가 기초자치단체장 위주로 치러지면서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모습이었지만 교육감 선거로 판이 달라졌다.
서울시교육감은 수도라는 상징성 때문에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으며, 부총리를 겸하는 교육부 장관과도 뜻이 맞지 않으면 언제든 맞설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윤석열 대통령이 4대 개혁 중 하나로 교육개혁을 공언하고 있어 정치권의 관심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또한 여야는 보수와 진보 성향 후보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지지세를 보며 2026년 지방선거를 예측하고 선거 전략 등을 가다듬을 수 있다.
이런 관심도를 반영하듯 여야는 전날 조 교육감의 직 상실에 대해 즉시 반응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호준석 대변인을 통해 논평을 내고 "조 교육감의 유죄 확정은 교육의 가치를 바로 세우라는 엄중한 경고"라며 "다시는 우리 교육계에 이런 비상식적 행태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판결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며 "해직 교사의 복직이 교육감의 해직 사유가 되는 현실이 야속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야는 현행 공직 후보자 선거법상 '교육감 선거 정당개입 불가' 제한에 따라 후보자들을 공개 지원할 수 없다. 선거 역시 정당 기호 없이 무소속으로 진행되며 후보들은 여권 성향, 야권 성향 후보로 분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후보자들은 등록하기 앞선 1년간 당적을 가져서도 안 된다.
그렇지만 선거 결과에 따른 영향은 불가피하다. 게다가 총선 이후 보수와 진보 진영에 대한 민심의 향배를 알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 나설 보수 후보로는 지난 선거에 출마했던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박선영 전 동국대 교수,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지만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가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진보 교육계에서는 2020년 선거에 출마했던 조 교육감과 단일화하며 물러났던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김경범 서울대 교수와 함께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의 재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승문 전 울산교육연수원장, 최보선 전 서울시의원 등도 오르내린다.
songs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