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갈등' 파고드는 이재명…'의료대란' 띄워 추석 여론전

의료 공백 대비 특위 지시…지역화폐 개정안 추석전 의결
尹 눈치보는 한동훈과 대비 노려…대표 회담 의제로 부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인천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2024년 정기국회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8.2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론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차기 대권 주자로 함께 꼽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의대 증원' 문제로 당정 갈등을 겪고 있는 사이, 민생 관련 정책들을 선점해 지지율을 한층 더 끌어올려 한 대표와의 격차를 더 벌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이어지는 '의료 공백'에 대비해 당 차원의 '의료대란특별대책위원회(의료대란특위)' 구성을 지시하며, 추석 전까지 내수 활성화를 위한 지역화폐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민주당은 전날 국회에서 의료대란특위 출범식을 열고 "극단으로 치달은 의정 갈등이 공백을 넘어 대란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는 현재 당론으로 추진 중인 지역화폐 개정안을 9월 정기 국회가 시작한 직후 처리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다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회의 뒤 브리핑에서 지역화폐 개정안에 대해 "해당 법안은 이미 당론으로 채택된 상황이고, 상임위원회를 거쳐 추석 전에 (본회의에서) 의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다.

지역화폐 개정안은 지난 6월 박정현 의원이 대표발의한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개정안'으로,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국가의 책무'로 명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아울러 이 법안에는 5년 단위로 정부가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1년 단위로 실태조사를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치권에서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 대표가 민생 관련 입법들을 같은 대권 주자로 꼽히는 한 대표보다 발 빠르게 계속해 선점하면서 자신과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려는 전략으로 분석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 대표는 당내 의견을 모으고 당론으로 채택한 법안을 추진할 수 있는 힘이 있지만, 정부의 눈치와 원내 의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한동훈 대표 입장에서는 쉽지 않다"며 "대표 간 의제를 설정하는 문제에서도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부터 '의료 대란 문제'까지 민주당이 보다 의제 선점에 수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거대 양당의 두 대표는 오는 1일 첫 회동을 갖기로 했다. 여야가 핵심 의제를 관철하기 위해서 수싸움에 돌입한 가운데 저출생 대응, 지구당 부활 등 여야가 이견이 적은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민의힘은 한 대표가 수차례 언급했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비롯해 민생 회복, 정치 개혁, 정쟁 중단 선언 등 의제를 본격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을 반드시 관철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취약 계층에 대해 소비 쿠폰을 지급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또한 한 대표가 입장을 철회한 '해병대원 특검법' 역시 의제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계속되는 '의료 공백' 문제에 대해서도 이번 회담에서 중요하게 논의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전날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백브리핑에서 "아마 정부 여당이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엄청나게 부담될 텐데 뭔가 해결책을 제시해서 끝은 못 보더라도 노력은 해야 되는 거 아닌가. 끊임없이 대화하고 또 상대방 의견도 들어보고 가능한 방안이 뭐가 있는지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어떻게 안 할 수가 있겠냐"고 말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