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간부 사망' 정무위…野 "수사 무마 압박" 與 "야당 민원 폭력"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국회 정무위원회가 전체 회의에서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 사건'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사를 무마하기 위한 '윗선'의 외압을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국민의힘 측은 이 사건과 관련한 야당 측의 '악성 민원'으로 비롯된 것이란 주장을 펼쳤다.

국회 정무위는 26일 국민권익위원회를 대상으로 고위 간부 사망 사건에 대한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에 "공개된 문자 등을 봤을 때, 심리적 압박이나 스트레스의 원인이 김 여사 명품 가방 종결 때문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유 위원장은 "과도한 업무가 있었고 업무상 스트레스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저희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민 의원이 "그 스트레스가 자신의 소신과 위배되는 결정을 해야 했기 때문인 건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유 위원장은 "그 점에 대해서는 아직은 확인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희가 알기로는 당사자들께서 외압이 있었다는 얘기를 안 하고 있고, 또한 굳이 의결권도 없는 분한테 외압을 가할 이유도 없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이 사건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자료 요구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부인 가방 관련해 민주당에서 80일 동안 매일 한 번꼴로 자료를 요구했다"면서 "이렇게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민원을 요구하는 것도 일종의 폭력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보기에는 많은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이런 악성 갑질과 폭언을 하기 때문에 힘든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거고, 악성 민원뿐만 아니라 악성 갑질 폭언 막말에 대해서도 실태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하자 유 위원장은 "일리 있다. 그런 점에 대해서도 고인이 스트레스를 받으셨다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회의원의 지휘권을 어떻게 폭력이라고 말하냐"고 소리치며 여야 의원들 사이의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유 위원장의 답변에 "그런 식으로 답변하면 고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근 뉴라이트 사관으로 논란이 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도 출석했으나, 오전 질의는 권익위 간부 사건에 집중되면서 유의미한 질의는 나오지 않았다.

한편 이날 권익위 간부의 직속상관이자 최근 명품 가방 사건 조사를 종결을 압박한 당사자로 알려진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정무위 위원장을 맡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유 위원장에게 "오후에 전원회의에 직무대리를 바꿔 정 부위원장이 출석할 수 있는지 의논해달라"고 요청했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