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추천' 한동훈표 특검법 요구 D-1…민주, 한동훈 압박

(서울=뉴스1) 구교운 한병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제시한 '제3자 추천' 해병대원 특검법안 발의 기한(26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은 한 대표가 법안을 결국 내놓지 못할 경우 자당이 이달 초 발의한 특검법안 입법 절차를 추진할 전망이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5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제시한 '한동훈 표 특검법' 제안 시한이 내일"이라며 "내일까지 '해병대원 특검법안을 가져오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한 대표가 해병대원 특검법안에 내건 조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민주당 안(案)인 '야당 추천' 방식이 옳다면서도 한 대표가 제시한 '제3자 추천' 방식을 수용할 수 있다고 했고, '제보 공작 의혹'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 대표가 해병대원 특검법안 발의를 더 이상 미룰 '핑계'를 찾지 못하도록 압박한 것이다.

민주당은 아직 하루가 남은 만큼 일단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강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가 제안했던 시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특검법을) 내놓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다고 밝히는 것은 섣부르지 않을까 싶어 26일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 대표가 국민의힘 내부 상황으로 인해 해병대원 특검법안 발의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 다수가 특검법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국회법상 법안 발의에는 의원 10명 이상의 서명이 필요한데, 한 대표가 10명을 채우기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다만 한 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해병대원 특검법안에 관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야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이자 당대표 경선 공약이었던 만큼 성과를 얻지 못하면 임기 초반부터 리더십에 중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원내대변인은 "28일 본회의에서 의결할 법안들에 관한 권한은 엄밀히 말하면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더 있다"며 "한 대표가 (추경호) 원내대표와 합의를 거치지 않고 자기 정치색, 미래 정국 구상을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 해병대원 특검법안 발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한동훈 표 특검법안 발의 요구를 한 대표의 리더십과 엮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특검법안과 관련 한 대표를 겨냥해 "실권이 약하면 바지사장, 더 약하면 반바지 사장"이라고 지적했다.

장경태 의원은 "발의할 의원이 모자라면, 민주당에서 제가 한동훈 표 제3자 추천안 특검법에 공동 발의를 해 줄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제안 형식이지만 한 대표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조롱에 가깝다.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한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회담이 이 대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기한 전 대표 간 극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사라진 상태다.

한 대표가 26일까지 특검법안을 발의하지 못할 경우 민주당은 지난 7일 발의했던 세 번째 해병대원 특검법안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미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내놓지 않으면 특검법안의 본회의 상정 시점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