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체제·민생 대안' 한동훈표 정치 한달…해병대원 특검법 과제
주요 당직 친한계 대거 입성 '당 장악'…지지기반 확보 나서
정책위의장 교체·김경수 복권 두고 당정갈등…특검법 뇌관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취임 30일째를 맞았다. 한 대표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며 성공적으로 '친정 체제'를 구축했고 주요 민생 이슈에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으면서 자신만의 정치색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의 해병대원 특검법 등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는 당정 갈등 기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최근 주요 당직 인선을 끝내고 '친정 체제' 구축에 성공했다. 한 대표의 측근으로 전당대회에서 러닝메이트로 함께 뛴 장동혁 최고위원과 진종오 청년 최고위원이 지도부에 입성했고, 지명직 최고위원도 수도권 원외인사인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을 임명했다. 서범수 사무총장과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 정성국 조직부총장인, 유의동 여의도연구원장 역시 친한계로 분류된다.
다만 정책위의장 임명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정점식 당시 정책위의장이 물러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결국 한 대표가 공개적으로 사퇴를 압박하는 상황까지 갔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권을 잡은 한 대표가 친윤계에 밀려 당직 인선조차 제대로 못 했다면 초반부터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며 "사활을 걸고 정책위의장을 교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측근 대신 TK(대구·경북) 출신에다가 계파색이 옅은 김상훈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선택하며 친윤계의 반발을 최소화했다. 이로써 최고위 멤버 9명 중 5명을 우군으로 확보하면서 당 장악력을 높였다.
한 대표는 또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당내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그는 취임 직후 4선 의원 중진들과 릴레이 오찬을 시작으로 상임고문단, 시도당 위원장 등과 회동했다. 앞으로도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회동과 당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연찬회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치 경험이 없고 원외인사인 한 대표에게 중진의원들이 가장 물음표가 컸을 것"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제스처"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주요 사회·경제 이슈에도 즉각 반응하며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는 데 주력했다. 미국발 쇼크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자 "금투세 시행 시 1400만 개인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민주당을 향해 금투세 폐지를 압박했다.
이 외에도 여름철 저소득층 전기료 지원, 일본도 살인에 따른 총포·도검 관리 강화,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지원, 난임 지원 사각지대 해소 등 민생 이슈에 대해 대안을 제시했다. 한 대표는 여당이라는 강점을 살려 정부와 협력해 국민들이 체감할 정책을 바로 실행할 수 있다는 점도 여러 차례 부각했다.
다만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는 당정갈등은 한동훈 체제의 불안 요인이다. 한 달 사이 정점식 교체를 두고 대통령실·친윤과 갈등이 있었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에 대해서도 한 대표가 반대 의사를 내비치며 대통령실과 긴장감이 형성됐다.
특히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의 해병대원 특검법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당정갈등의 뇌관과도 같다.
한 대표는 당초 공수처의 수사 결과 발표와 무관하게 특검법이 발의돼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친윤을 중심으로 당내 부정적인 기류가 크자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이 당초 거부했던 한 대표의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하면서 계산법이 복잡해졌다. 여기에 오는 25일 여야 대표회담에서 민주당은 해병대원 특검법을 주요 의제로 삼아 한 대표를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 한 대표가 결국 민주당의 논리에 휘말리는 듯한 인상 속에 해병대원 특검법을 추진한다면 당내 반발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한동훈 대표가 당내 반발을 무시하고 해병대원 특검법을 밀어붙이진 않을 것"이라며 "속도 조절을 하면서 당을 설득하고 신뢰를 얻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songs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