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회담, 주도권 싸움 치열…'방식·의제' 신경전

여당발 생중계 보도에 野 "불쾌" 실무협상 취소…내일 재개
국힘 '기선제압용' 의제 선공개…25일까지 조율 험난 전망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각각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과 대전 중구 은행선화동에서 사전투표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4.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구교운 신윤하 기자 = 오는 25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담을 앞두고 여야가 20일 의제 조율과 진행 방식 등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이날 오후 실무협의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이견을 보이며 21일로 돌연 연기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양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3시쯤 대표 회담과 관련한 물밑 조율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동 전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 발로 "대표 회담을 전체 생중계하자고 제안할 것"이란 내용이 언론을 통해 먼저 보도됐다.

민주당은 이를 '언론플레이'라고 규정하고, "굉장히 중요한 내용인 만큼 실무회의를 거쳐 논의할 부분이지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문제를 꺼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예의에 어긋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여야 회담을 하나의 정치 이벤트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 하는, 상당히 불쾌한 생각이 들었다"며 "박정하 실장 제안이 아니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제안인데, 실무협의를 거쳐 발표할 것은 발표하고 하지 않을 것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실장은 회담 생중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이 부분도 21일 만나 논의해 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측 반응이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정하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유감 표명해서 수습해야 한다는 건) 민주당 주장이고. 수습할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일축했다.

회담 생중계 제안과 관련해서도 "국민들도 이해할 수 있게 열어 놓고 회담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제안하려 했던 것"이라면서 "오늘 일은 해프닝 정도도 아니고 이해·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감 표명하라고 조건 다는 건 좀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것 가지고 (21일) 안 만날 일은 아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대표 회담 생중계를 비롯해 △정쟁 중단 선언 △민생 회복 지원 △정치 개혁 협의체 상설화 등 3가지 의제를 제안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 △민생회복지원금법 △지구당 부활 등 현안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자, 국민의힘에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기선제압에 나선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8일 민주당 전당대회 직후 하루 만에 여야 대표 회담에 합의했지만, 회담일인 오는 25일 전까지 논의가 이뤄지지도 않은 의제를 공개 제안한 것을 두고 날 선 신경전을 벌일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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