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임명한 김형석 '친일 공세' 적극 방어 주저하는 與, 왜

한동훈 "인사에 찬반 의견 가능"…장동혁 "심각한 흠결인지 '세모'"
尹 "임명 철회 없다"에도 여당 "지켜보자…의견 하나로 안 모여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14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8.14/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향한 '친일' 공세를 매일 같이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여당 내에서는 야당의 공격이 도를 넘었다면서도, 인사를 두고선 정부와 다르게 "아쉽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아 당정 간에 미묘한 시각차가 나타나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형석 관장을 겨냥 "핵심 요직에 친일 뉴라이트 세력을 우격다짐으로 밀어넣고 망국적 일본 퍼주기에 정권 전체가 혈안이 돼 있다”며 "올해 광복절은 역사의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야권은 김형석 관장의 인사를 두고 반발하며 올해 정부 광복절 경축식 행사에 불참하기로 했다.

야권이 매일 같이 공세를 퍼붓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한동훈 대표가 "(김형석 관장) 인사에 대해선 여러 가지 찬반 의견이 있을 수 있고 그걸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그것 때문에 우리나라의 큰 경축일인 광복절 기념식을 보이콧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기 어렵다"고 한 게 전부다.

윤 대통령이 김 관장 임명을 철회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여당에서는 김 관장을 둘러싼 논란을 두고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김 관장 인선과 관련해 "아직은 물음표,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드러난 팩트만으로 과연 국민들이 '이분은 정말 안되겠다' '이건 인사 검증에 있어 심각한 흠결이다' 그렇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선 저는 아직 세모"라고 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때와 다르게 당원들 사이에서 '반발' 여론이 크지 않는 점도 한몫했다. 전날 김 전 지사의 복권 결정 당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성토하는 글이 수천 건 올라왔으나, 김형석 관장 인사를 둘러싼 비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전 지사의 경우 당심이나 민심 모두 부적절하든 여론이 많으니, 그 뜻을 대통령실에 전달해야 한다는 분위기기가 있었지만 김 관장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있고 아직 하나로 모이지가 않은 상황"이라며 "여기서 당 대표나 당이 의견을 내야하는 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했다.

다만 여당 내에서도 김 관장의 인사를 두고 "아쉽다"는 목소리가 많다. "독립기념관장 인사에는 문제가 없다"는 대통령실의 입장과는 배치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논란이 없는 사람을 임명하는 게 제일 좋지 않겠나"며 "자꾸 더불어민주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 같아 당내에서도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같은 시각차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에선 지도부가 김 관장에 대한 공식 입장은 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두고 한동훈 대표가 반대 입장을 내면서 당정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는 만큼, 추가 확전은 자제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여권 관계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의혹도 있는 만큼, 당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