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경수 복권' 진실공방…이재명측 "용산, 경쟁자 제거 제안"

"영수회담 앞서 대통령실 대변 관계자가 李에게 제안했다" 주장
"이재명, 원치 않아…민주주의는 경쟁자 많을수록 좋아" 거절해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 및 복권' 대상자 명단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6월14일 런던으로 출국하며 입장 밝히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뉴스1 DB)2024.8.9/뉴스1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 문제를 두고 정치권에선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측이 지난 4월 영수회담을 앞두고 여권 관계자로부터 '경쟁자를 제한해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혀 주목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 측은 지난 4월 영수회담에 앞서 김 전 지사의 복권을 요청했다고 주장했지만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 전 대표 측으로부터 요청받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이 전 대표 측은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당시 이 전 대표와의 첫 회담을 앞두고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한 의사를 타진했다"며 "이 전 대표는 '동의한다. 두 분 다 복권 시켜달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복권 대상에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도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이 전 대표도 전날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 및 경기도당 정기당원대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영수회담 당시는 아니고 밝히기가 부적절하지만 여러 루트로 요청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여권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지난 4월 영수회담에 앞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을 요청했다는 주장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며 "이 전 대표 측에서 영수회담 전에 (복권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영수회담 전, 대통령실을 대변하는) 여권 측 관계자가 이 전 대표에게 '용산에서 경쟁자를 제한해 줄 수도 있다'는 제안을 했다"며 "이 전 대표는 분명하게 '경쟁자를 제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지사의 복권을 이 전 대표의 대권 도전 시점까지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시 이 전 대표는 대통령실의 제안에 대해 '민주주의는 경쟁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것이 다원주의적 민주주의에 맞고 내가 원하는 바다. 괜히 나를 위한다며 경쟁자를 제한하는 건 전혀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후 영수회담을 준비하며 얘기가 나왔을지는 몰라도 비공식적으로는 김 전 지사를 비롯한 특정인의 이름이 거론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영수회담 당일 복권은 공식 의제로 채택되진 않았다.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는 당시 이와 관련한 얘기를 나누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지난 2021년 징역 2년을 확정받았지만 이듬해 형기 만료를 다섯 달 남기고 사면돼 석방됐다. 복권은 이뤄지지 않아, 2027년 12월까지 선거에는 출마할 수 없다. 이번 복권 여부에 따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된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