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정점식 교체 참았다. 홍영림은?"…한동훈, 여연원장 인선 장고

홍영림, 당내 '총선 책임론' 분출…'제 사람만 챙기기' 부담
"정점식, 잘못·실수 없어도 사퇴했는데"…친윤계 부글부글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공감 정책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2.2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 원장 인선을 놓고 한동훈 대표의 고심이 길어지는 모습이다. 여연 개혁 요구가 분출하는 가운데 홍영림 여연 원장 유임 시엔 '제 사람 챙기기' 지적이 적지 않은 부담이다. 친윤(친윤석열)계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사퇴를 압박해 교체한 상황에서 홍 원장 유임 명분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불가피하다.

한 대표는 지난 8일 대변인단 인선까지 마무리하며 홍보본부장과 여의도연구원장 인선만 남겨둔 상태다. 지난 31일 서범수 사무총장이 당 대표가 임면권을 가진 당직자에 대한 일괄 사퇴를 촉구했을 당시 홍 원장은 서 총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 안팎에선 한 대표가 홍 원장을 유임시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홍 원장은 조선일보 여론조사 전문기자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한 대표가 직접 임명한 친한계 인사다.

한 친한계 인사는 뉴스1에 "언론사에서 잘 근무하고 있던 홍 원장이 여연 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당으로 오지 않았냐"며 "여연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홍 원장을 교체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인사는 "한 대표가 정치권에 처음 왔을 때 혼자이던 시절 자기를 도와준 사람들을 챙기려 한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새로운 출발'을 강조하며 정 정책위의장을 교체한 뒤 홍 원장을 유임하는 건 부적절하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친윤계를 중심으로 임명 3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사퇴 요구를 받고 물러난 정점식 의원 사례가 거론되고 있다.

한 친윤계 의원은 "정 정책위의장에게 사퇴를 압박해서 결국 교체하는 걸 보고, 의원들도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참는 분위기였다"며 "여연 원장은 그대로 유임하겠다고 한다면 친정체제란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총선 당시 홍 원장이 이끌었던 여연이 제 기능을 못 했단 지적과 불만이 파다한 상태란 점도 한 대표의 고심을 깊게 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여연이 총선 때 일부 지역구는 아예 여론조사를 안 돌려서 후보자들이 자비를 내서 여론조사를 돌린 경우가 꽤 됐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후보자들도 실제 총선 결과와 여론조사 결과가 크게 달랐다고 불평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여연 내부에서도 홍 원장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공개적으로 표출된 바 있다. 여연 노동조합은 지난 4월 26일 성명서를 통해 홍 원장을 공개 규탄하기도 했다. 여연 노동조합은 "홍 원장은 1월 초 취임 후 직원 상견례를 제외하고 그동안 단 한 차례도 직원 전체 회의를 한 적이 없다"며 "홍 원장은 4·10 총선 이후 단 한 차례의 구체적 업무지시 없이 본인의 생존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당내 상황을 고려하면 홍 원장 유임 시 한 대표가 친정체제를 구축했단 비판이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분출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한 중진 의원은 "정 정책위의장은 임기 3개월 동안 크게 잘못한 거나 실수한 것 없이 업무를 수행했는데도 사퇴했다"며 "그런데 총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홍 원장은 유임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