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명' 인정, '구대명' 불허한 호남 당심…'일극체제' 우려

전북·광주·전남 온라인 투표결과…김두관은 10%대 올라서
"균형 맞추는 차원으로 지지" "외연 확장 경고"

이재명(왼쪽부터), 김두관, 김지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 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호남지역 경선에서도 압도적으로 1위를 달렸지만, '구대명'(90% 이상 득표율로 당대표는 이재명)은 깨졌다. 김두관 후보는 호남지역에 많게는 15%를 획득하며 누적 득표율 10%를 돌파했다.

정치권에선 이재명 후보 대세론을 인정하면서도 '일극 체제'에 대한 당내 우려의 시각도 함께 내보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5일 민주당 당대표 선출 전북 순회경선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84.79%(2만 5999표)를 받아 김두관·김지수 후보를 크게 따돌렸다. 광주와 전남 순회경선 때도 각각 83.61%(2만 1767표), 82.48%(2만 9784표)를 얻었다.

이 후보는 압도적으로 1위 자리를 지켰으나, 누적 득표율은 오히려 86.97%(16만 542표)로 내려 앉았다. 제주·인천·강원·경북·울산·부산·경남·충남·충북지역의 이 후보 누적 득표율은 90.41%(8만 2992표)였다.

오히려 김두관 후보는 호남에서 선전해 누적 득표율 10%를 넘어섰다. 이 후보에 큰 표차로 뒤졌지만, 김두관 후보는 지난 3일 전북에 이어 광주·전남에서도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전북은 13.32%(4084표), 광주는 14.56%(3791표), 전남은 15.66%(5654표)를 받았다.

더구나 김 후보는 전날 광주·전남 합동연설회 직전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향해 "군내 사조직이었던 하나회를 연상시킬 정도"라고 직격하며 당내 논란이 일었었다.

호남 경선 결과를 두고 당 안팎에선 이 후보에 대한 피로감과 외연 확장에 대한 요구가 표심으로 드러났다는 해석이 많다. 호남은 민주당의 정치적 뿌리이자 전국 권리당원의 3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차기 지도부 선출의 승부처로 꼽힌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늘 호남이 중심이 돼서 정권 창출을 해왔는데, 아무래도 이 후보가 일방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는 게 민주당의 미래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권리당원들이) 생각했을 것"이라며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지지 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호남이 지금의 민주당에게 어떤 경고를 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조금 더 다양하고 민주적이고 포용성 있는 정당으로 가라. 중도 확장을 하지 않으면 지방선거, 다음 선거에서 곤란하다고 경고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까지 어쨌든 이재명 대표의 확고한 리더십이 자리 잡는 과정"이라며 "이후에 이재명 2기 체제에서 어떻게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 민주당으로 변할 건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