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특검' 野 '꽃놀이패'…한동훈 '정치력' 시험대

국힘 내 원천 반대 기류 뚜렷…친한계 동조도 적지 않아
韓 "입장 변하지 않아" 해명에도 출구 전략 모색 관측 제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 대변인단 등과 오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왼쪽은 곽규택 의원. 2024.8.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야권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하라는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 '제3자 특검법'을 놓고 이견이 있기 때문에 한동훈 지도체제의 균열을 노린 공세다.

2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에선 해병대원 특검법 원천 반대 기류가 강하다.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과 재표결에서 부결을 이끌어내 당내 결속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한 대표가 먼저 제안한 제3자 특검법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당내 설득이 먼저다. 그러나 친윤(친윤석열)계가 해병대원 특검법 원천 반대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설 조짐이 보이지 않는 데다가, 친한(친한동훈)계 내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제3자 특검법을 통해 윤석열과 한동훈을 갈라칠 수 있다"며 "동시에 어떻게든 특검을 관철해야 한다는 부담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도 이러한 우려를 감지한 듯 당내 토론을 거쳐 입장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명이 마음대로 하는 민주당 같은 정당이 아니다"며 "당내 절차를 통해 당대표로서 차분하게 설명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의원총회에 직접 참석해 의원을 상대로 설득하는 방안이 예상된다. 다만 한 대표는 구체적 방법과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21대 국회 때부터 이어져 온 당론을 한 대표라고 해서 바꿀 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한 대표 리더십 첫 번째 시험대로 평가되지만, 임기 3년이 남은 대통령과 직접 각을 세우는 결정인 만큼 의원들의 동의를 끌어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 대표가 연일 "입장은 바뀐 것 없다"고 해명했음에도, 제3자 특검법 관철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과,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등의 방법으로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전망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한 대표 입장에선 어려운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