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자 모두 사퇴" 한동훈호 당직 인선 속도…정점식 후임 '주목'

정점식 정책위의장 등에 "일괄 사퇴" 요청…임명직 교체 수순
후임에 김성원·송석준 물망…여연원장은 중진·친한 거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나오고 있다. 2024.7.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박기현 박소은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지도부가 당내 임명직을 맡고 있는 이들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요청하면서, 그간 논란이 됐던 정책위의장을 포함해 여의도연구원장 등 주요 당직자 모두 교체 수순을 밟게 됐다.

최대 관건은 당내 정책 총괄이자 당연직 최고위원인 정책위의장이다. 현재 친한계 내에선 지역 안배를 고려해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중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여의도연구원장도 초미의 관심사다. 한동훈 대표가 여의도연구원을 크게 세 갈래로 나누어 확대 개편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중진 이상의 전현직 의원이나 친한계 핵심 의원이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전날 당대표가 임면권을 가진 당직자들에게 일괄 사퇴를 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한동훈 대표와 논의를 마쳤다고도 했다. 당내 핵심 당직인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여의도연구원장, 사무부총장 교체를 공식화한 셈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한동훈 대표와 독대 자리에서 "당내 인선은 당대표가 알아서 하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점식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임명직 당직자의 거취와 관련한 메시지를 밝힐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 의장의 임기는 약 10개월 남았는데 이를 두고 친한계는 "대표가 바뀌었으니 교체가 맞다"고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친윤계는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고 맞서며 계파 간 세력 대결로 비화할 조짐을 보였다. 정 의장은 친윤계로 분류된다.

정 의장 후임으로는 수도권 기반의 3선 의원들이 유력시 된다. 당 사무총장에 PK 서범수 의원이 임명된 만큼, 지역 안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책위의장은 당정 간의 정책을 총괄하는 동시에 당연직 최고위원으로서 지도부 구성원이 된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은 김성원, 송석준 의원이다. 경기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을 지역구로 둔 김 의원은 친한계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친윤 색채도 짙지 않아 어느 쪽이든 거부감이 크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재선 시절 원내수석부대표, 여의도연구원장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정책위의장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2대 국회 초기 국회가 공전하던 중 국민의힘 에너지특위위원장으로서 전력망확충특벌법 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복수의 인사들 사이에서 김 의원의 이름이 거명되고 있다"고 했다.

경기 이천시를 지역구로 둔 송석준 의원도 정책위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송 의원은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 중 유일한 중진이다. 서범수 의원이 사무총장으로 지명되기 전까진 유력한 후보였을 정도로, 한동훈 지도부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여의도연구원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 홍영림 원장이 한동훈 대표가 비대위원장 시절 영입한 인사라는 점에서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결국 교체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최근 "여의도연구원이 유능해지고 주역으로 등장해야 한다"며 연구원을 '민심 파악' '민생 정책 개발' '청년 정치 지원' 등 세 파트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여의도연구원은 초선 또 재선 의원이 맡아왔는데, 한 대표가 대수술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3선 이상의 중진 전·현직 의원이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의도연구원이 전통적으로 인적 쇄신이 어려운 조직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선수와 관계 없이 친한계 핵심 의원이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재선의 배현진 의원이나 이번 국회에 입성한 고동진, 김소희 의원 등이 거론된다.

한 친한계 인사는 "여의도연구원장의 경우 당 대표 측근으로서 강한 '그립감'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은 '원외' 인사로 가닥이 잡힌 상황이다. 원내, 원외 안배 고려 필요성에 더해 다가올 지방선거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급한 사안은 아니라 한 대표가 지명을 서두르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