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종부세 완화' 우클릭…각 세우는 조국 "지방 소멸"

이재명 "1주택자 종부세 완화돼야…정책에는 양면성 존재"
조국 "완화하면 지역살림 힘들어"…민주 "종부세 건들 필요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토론 종결 동의의 건에 대한 표결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4.7.3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두고 격돌했다.

이 후보는 기존 민주당이 고수해오던 입장과 달리 종부세 완화를 주장하며,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나선 모양새다. 이에 맞서 조 대표는 지방 교부세의 상당 부분을 종부세가 감당하고 있다며 이를 완화하게 되면 '지역 소멸'을 가속화하게 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서도 종부세 개편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이 후보가 주장하는 세금 감면은 이미 현행법상 시행령으로도 감면 혜택이 이뤄지고 있어 무의미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30일 JTBC가 주최하는 '당대표 후보 3차 TV토론회'에서 종부세 완화와 금투세 유예를 철회하겠느냐는 김두관 후보의 질문에 "국민에게 고통을 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세금이 개인에 대한 제재 수단이 되면 저항이 격화된다"고 답했다. 이어 "정책이란 언제나 양면성이 있다. 여기에 교조적으로 매달려 국민한테 고통을 줘선 안 된다"고 우회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1주택 실거주자에게 거두는 종부세가 900억 원인데 굳이 민주당이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목표로 연일 '우클릭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 후보를 두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종합부동산세 폐지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며, 종부세 관련 기조를 전환한 이 후보와 당론으로 고심 중인 민주당을 비판했다.

조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대표적으로 종합부동산세는 모두 부동산 교부세라는 이름으로 지역에 간다"며 "이게 줄거나 끊기면, 지역살림은 대단히 힘들어진다. 그런데 이 정부는 어떻게든 종부세를 없애려고 안간힘을 쓴다"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은 또 기존의 민주당이 견지해오던 입장과도 배치된다며 제1야당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백브리핑에서 "이재명 전 대표도 전당대회 도전 중, 세제와 관련해서 민주당이 견지해오던 입장과 다른 말씀을 해 우려가 크다"며 "국회 제1야당으로 국정에 매우 책임있는 민주당이 종부세에 있어 책임과 원칙을 지켜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부동산세를 두고 두 야당 대표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도 정책 방향을 두고 혼선을 빚는 모양새다. 당내에서는 여전히 정부·여당의 세법 개정안에 대해 '초부자 감세'라며 반대 당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 한 재선 의원은 뉴스1에 "이재명 후보가 주장한 1주택자 종부세 완화는 이미 시행령으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고 있다"며 "종부세 완화 정책은 실효가 없다. 그저 헛발질 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서도 종부세가 빠진 이유 역시 이미 건들 필요가 없다는 분석에서다"며 "종부세 개정을 건들면 민주당의 지지층들로부터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정부의 세법 개정안은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통과가 불가능하다.

여당에서 이 후보의 발언을 들어 감세 논의를 압박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은 '전면 반대'가 아닌 절충안을 내놓는 등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되면 지도부의 방침이나 의중을 감안해 당내 총의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다만 시행 과정에서 국민적 우려가 표출되고 있어 그런 내용을 종합해 당 입장을 정리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4.7.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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