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카 유용' 논란에 이진숙 청문보고서 불발…공은 尹에게(종합)
과방위 野, 3시간 넘는 논의 후 '부적격' 결론
"법카 유용 실체 없어" vs "국민 눈높이"…여야 대리전
- 박소은 기자,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신은빈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이 사실상 불발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9일 이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한 끝에 '보류' 결정을 내렸다.
기한 내 채택되지 않은 청문보고서에 대해선 대통령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국회가 응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후보자 임명이 가능하다. '법인카드 유용', '방송장악 시도' 등 야당의 이 후보자 비토가 뚜렷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여야 대치는 더욱 첨예해질 전망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이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렸다.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측 간사 김현 의원은 "우리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야당 위원들은 이진숙 후보자는 부적격하다는 의견인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우리는 부적격 의견이고 청문 결과 보고서를 보류하는 것으로 의견을 내겠다"라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또한 "지금까지 윤석열 대통령께서 이런 강행 임명하실 때 패턴을 어차피 재송부 요청을 하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위원회에서 지금 후보자에 대해서 계속 자료 취합하고 있는 부분도 있고 지금은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아 보인다"라며 "보류하도록 하겠다"라고 의견을 모았다.
야당은 이 후보자가 자연인이라고 주장하는 시기에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거나 세월호 관련 '전원 구조 및 보험금 계산' 등 공정성이 무너진 보도를 했고,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부적격' 의견을 냈다. 반면 여당은 오랜 기간 방송계에서 경험과 추진력을 쌓아온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적합' 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시각차 속에서 여야 의원들은 청문 채택보고서 논의 과정에서 설전을 벌였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김영삼 정부 이후에 이 인사청문제도가 도입된 이후 이렇게 파행적으로 운영된 적이 없다. 계산해 보니 법인카드 얘기를 30시간 넘게 했다"라며 "그런데 사적 유용으로 가족끼리 밥 먹었다는 것도 하나도 드러난 게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례를 지적하며 "(아내인) 김혜경 씨가 쓴 것은 예산이다. 경기도의 돈을 쓴 것"이라며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 하시는 분들이 사적 유용이 드러나지도 않은 부분에 대해 사적 유용으로 단정해서 마녀사냥처럼 할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은 "저는 위안부에 대해 강제적이라는 정도의 대답도 못 하는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이 되는 것을 막고 싶다. 이런 생각을 가진 후보자의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발언해서 앞으로 당할 모든 탄압을 제가 감수하겠다"라며 "이렇게 말을 바꾸고 거짓말하고 이런 공직자가 절대로 대한민국의 장관급 방통위원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인사청문회 채택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노종면 의원 또한 "법인카드를 한도를 초과해서 쓰려면 그때그때마다 기록으로 남기고 회사에 증빙을 제출해야 한다. 회사가 감사를 하면서 입증을 하지 못해도 본인이 소명을 못하면 토해내고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과연 이진숙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 맞을까. 우리 여당에서도 (대통령께)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자를 추천하자고 의견을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힘을 실었다.
국회 과방위가 이 후보자에 대한 '보류' 결정을 내리며 공은 윤석열 대통령에게로 넘어갔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는 임명동의안이 국회로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송부돼야 한다.
보고서 채택 불발 시 대통령은 불발 다음 날부터 10일 이내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국회에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만약 국회가 재송부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은 대상자에 대한 임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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