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 업은 김민석 무서운 상승세…뒷심 달리는 '원외' 정봉주

金, 이재명 "나 돕느라" 지원사격 후 4위 →2위 수직상승
강성 정봉주, 막말 폭행 갑질로 컷오프 이력도 족쇄

20일 오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정기 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2024.7.20/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예상을 깨고 1위를 내달렸던 정봉주 후보가 최근 주춤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최측근인 김민석 후보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면서 수석 최고위원 자리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정 후보는 지난 20일 시작한 전당대회 1주 차까지만 해도 누적 득표율 21.67%로 8명의 후보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주 합산 결과 19.03%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김 후보는 1주 차에 12.59%를 기록하며 4위에 머물렀으나, 2주 차인 지난 주말 충청도와 부산·울산·경산 순회 경선에서 내리 1위를 차지하며 누적 득표율 2위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김 후보의 득표율은 17.16%로, 1위인 정 후보와 채 2%p 차이도 나지 않는다.

김 후보가 뒤늦게 두각을 드러낸 것은 '명심(이재명의 마음)'이 작용한 영향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재명 후보는 첫 지역 순회를 마친 지난 20일 김 후보의 득표율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했다. 차 안에서 진행된 생방송에서 자신의 오른편에 김 후보를 앉힌 이 후보는 "그런데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 난 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제 (당대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지지 표명은 아니었지만, 해당 영상이 퍼지며 민주당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수석 최고위원으로 김민석 후보를 원한다"며 김 후보 지지율이 반동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고, 실제 이후 경선은 이런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다.

정 후보의 '막말 리스크' 또한 지지율 반전에 한몫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 막말과 폭행, 갑질 의혹으로 부적격 판정을 받아 컷오프된 정 후보가 당 지도부에 오르면 불필요한 실언으로 여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위험 요인이 크다는 것이다.

원외 인물이 수석 최고위원에 오르는 것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당내 수석 최고위원은 당대표·원내대표가 궐위한 경우 상황에 따라 의사봉을 잡는 등 우선권이 있는 핵심 당직이다. 활동 범위에 제약이 없는 원내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 후보는 이를 의식하는 듯 전국 순회 경선에서 "(최고위원) 한 표는 원내, 한 표는 원외에 달라"고 외치고 있다.

정 후보는 이어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도 자신이 원외 인물인 것이 지지율 답보의 원인으로 지적하면서 "원내는 상임위와 본회의장의 제한도 있지만, 원외는 국민들과 소통해야 하고 시민사회들과 함께하는 거버넌스도 고민해야 해서 때문에 (수석 최고위원으로는) 원외가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 반동에 대해서는 "김민석 의원이 잘 쫓아오길래, 제가 전화상으로 '그렇게 찔끔찔끔 쫓아오지 말고 쫓아올 거면 빨리 확 뒤집어라'고 했다"고 짐짓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남은 지역 순회 경선에서 정 후보와 김 후보의 순위가 바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주말 호남 경선이 선거 판세의 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어 10일 경기, 11일 대전·세종, 17일 서울 경선을 치르면 전국 경선을 마무리하고 18일 전당대회 당일 투표를 합산해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