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버 '68시간'…與 "우원식 결단" vs 野 "주호영 방구석 1열"

방송4법 둘러싼 필리버스터…여야 각 국회의장·부의장에 맹공
"우원식, 현금살포법·불법파업조장법 상정 말라" vs "주호영, 용산 충성경쟁 매몰"

우원식 국회의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사회를 보던 중 이학영 부의장과 교대하고 있다. 2024.7.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국민의힘이 방송법을 저지하기 위해 시작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68시간을 돌파하며 이를 둘러싼 여야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편파적 국회 운영을 비판하며 우원식 국회의장을 상대로 파행의 해결을 촉구했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 본회의 사회를 거부한 주호영 국회부의장을 상대로 "자격이 없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28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도, 국민의힘이 벌이는 필리버스터도 중단시켜 달라"라고 요청했다.

이어 우 국회의장을 향해 "국회의장의 당적 이탈을 법으로 규정한 이유가 있다. 지금이라도 '충분한 여야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법률안과 의안은 처리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해 달라"라며 "여야가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숙려기간을 더 주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주 부의장은 본인이 민주당이 주도하는 방송4법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 사회를 거부 중인 것 관련 "민주당이 190석의 의석을 앞세워 무제한 토론을 24시간마다 강제 중단시키는 것은 숙의민주주의와 합의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거"라며 "제 생각은 변함이 없다"라고 답했다.

이어 "저는 의회민주주의의 복원을 요청한 것이지 부의장으로서 제게 주어진 책무를 소홀히 하겠다고 선언한 게 아니"라며 "민생 현안을 처리하기 위한 토론, 법안 처리라면 저 혼자서라도 몇 날 며칠 의장석을 지키겠다"라고 덧붙였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또한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지난 7월 25일부터 여야 국회의원들과 의장단은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다"라며 "이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오로지 국회의장의 결정에 달려 있다"며 우 의장 압박에 가세했다.

배 수석은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이지만) 오는 8월 1일에도 현금살포법과 불법파업조장법은 상정 안 하셨으면 좋겠다"라며 "그럼 그 때도 지금과 같은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이 법들에 대한 우리 국민의힘의 굳은 의지를 이미 밝혀드린 바 있다. 이런 점들을 잘 헤아려 의장님께서 결단해주시기 바란다"라고 겨냥했다.

이에 민주당은 본회의 사회를 거부하고 있는 주 부의장을 겨냥했다. 현재 민주당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학영 부의장이 필리버스터 사회를 3시간씩 교대하고 있어 체력적 부담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회로 돌아와 자리를 지켜달라는 이학영 부의장의 절절한 호소를 주호영 부의장은 달랑 SNS 글 하나로 손절했다"라며 "(주호영 부의장) 본인이 있어야 할 자리는 방구석 1열이 아닌 본회의장 의장석이다. 당장 SNS 필리버스터를 멈추고 국회에 복귀해 책임을 다하라"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거부권 거수기 하고 호위 부대 노릇하라고 뽑아준 국민은 없다. 거부권 남발에 맞서라고 준 헌정사상 최초의 과반 이상 야당"이라며 "국민을 바라봐야 할 국회의원이 용산만 쳐다본다. 대통령이 낸 OX 퀴즈 정답 맞히느라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급기야 주호영 부의장까지 의장석 비우기로 충성 경쟁에 매몰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장 국회 본청에 있는 부의장실을 비우고 의원회관 704호 주호영 의원실로 돌아가라. 거기서 TV로 보든 인터넷으로 보든 SNS 하든 상관하지 않겠다"라며 "일하는 국회 방해하는 주호영 부의장은 그 자격이 없다. 당장 원격 시청을 멈추고 의장석에 돌아와 앉아 두 귀로 듣고 의회를 주재하라"라고 압박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