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없이 ‘명품백’ 공방…與 "몰카 공작" 野 "탄핵 사유" (종합)

최재영만 탄핵 청문회 증인 출석…국힘 "함정 취재 아닌, 공작"
야당 "대통령 부인이 야밤에 카톡 경악스럽다"…여당 일시 퇴장

최재영 목사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2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7.2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두고 여야가 핵심 증인인 최재영 목사를 향해 질문을 쏟아냈다. 김 여사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과 고위직 인사를 조율했다는 의혹 등이 도마 위에 올렸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2차 청문회'를 열고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증인을 신문했다.

이날 청문회엔 명품백 수수 의혹의 핵심 증인인 최재영 목사가 출석했다. 최 목사는 취재 목적으로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인물이다.

여당은 최 목사의 언론사 유튜브 제보가 '몰래카메라 공작'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함정 취재라고 하는데 이건 몰래카메라 공작"이라며 "증인이 기획하고 언론사 관계자는 가방을 구매해 몰래카메라 여건을 제공한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경찰에 영부인과의 대화 내역을 제출했는데, 본인에게 유리한 것만 제출했다"고 했다.

야당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는 명백한 위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전현희 의원은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렀으니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서영교 의원도 "대통령의 신고 의무 위반이고 대통령 부인은 알선 수재"라고 거들었다.

최재영 목사(가운데)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2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7.2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김 여사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현 국민의힘 대표) 시절 인사 문제를 논의했다는 최 목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앞서 최 목사는 "김 여사가 분명히 민정수석실 역할을 겸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고위직 인사의 최종 조율 때는 두 사람이 조율하는 것으로 인지했고 그런 제보도 실제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정회 후 언론 공지를 통해 "법사위 야당 의원 질의 중 언급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면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경고했다.

반면 민주당 원내대변인 황정아 의원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최 목사의 증언대로 대통령 부인이 장·차관 인사에 개입했다면 이는 심각한 국정농단"이라며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국정농단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해명하라"고 지적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7.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새벽에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두고 원색적인 비난이 오고 가기도 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최 목사에게 "김 여사는 잠을 안 주무시냐"고 묻자, 최 목사는 "사적인 것은 알 수 없지만 드러난 현상으로 보면 부부 생활은 없는 것 같디"고 말해 여당 의원들의 야유를 샀다.

이에 박 의원이 "그건 심한 말씀"이라며 발언을 제지하면서도 "영부인이 새벽에 계속 문자 보내고 한동훈 문자를 보더라도 남자들하고 1시간씩 막 전화하고 하는데 그 이유를 뭐로 보냐"고 묻자, 최 목사는 "야행성일 수 있다"고 답했다.

정청래 위원장 또한 가세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대통령 부인이 야밤에 이런 카톡을 한 것에 관해서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횟수에 대해서 정말 경악할 정도"라며 "옆에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뭐 하고 있었냐"고 비난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10여분간 회의장을 나가기도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복귀 후 "새벽에 외간 남자와 카톡 주고받는다, 그리고 부부관계가 있다 없다 이런 얘기는 지금 국가원수의 지위를 가지고 대통령 부부에 관해 논의하는데 코미디 같은 청문회를 하는 것"이라며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면서 국민들이 다 보고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곽규택 의원도 "이 청문회에는 뇌 구조가 이상한 국회의원들과 증인들이 나와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송석준 의원 또한 "대한민국 국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에 말이 안 나온다"고 비판했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