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형두, 필리버스터 중 가운데 손가락 들어올린 이유

'윌리엄 왕세자' 사진 들며 미디어 리터러시 중요성 사례로 꼽아
"깬 시민들은 다른 앵글이 어떤 것이었을까 의심했을 것"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도중 가운데 손가락과 세 손가락을 펼쳐보이는 모습 (각 방송사 유튜브 갈무리)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방송4법 본회의 표결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도중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통상 상대를 모욕하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되는데, 미디어 리터러시(언론 문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직접 시범을 보인 것이다.

최 의원은 이날 오후 5시 29분경 필리버스터에 돌입해 공영방송 등 미디어를 수용할 때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기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동전 당시 미국에 포로로 잡힌 이라크군의 사진과, 영국 윌리엄 왕세자의 사진을 인용해 전면적 진실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최 의원은 "이 사람 누군지 아시겠습니까. 윌리엄 왕세자입니다. 왼쪽 사진은 미국에서, 외국에서 욕하는 겁니다"라며 "윌리엄 왕세자가 원래 버릇이 없고 늘 저렇게 해서 영국 국민들을 실망시켰다고 비난하는 타블로이드가 쓰기 딱 좋은 사진"이라고 운을 뗐다.

최형두 의원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필리버스터 도중 제시한 윌리엄 왕세자의 사진. 각도별로 손가락 욕을 하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세 손가락을 펼쳐보이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다. (최형두 의원실 제공)

최 의원이 제시한 사진의 왼쪽에는 윌리엄 왕세자를 측면에서 포착한 사진이 등장했다. 오른쪽에는 정면에서 같은 장면을 찍은 사진이 제시됐다. 측면에서 포착한 사진에는 통상 상대를 모욕하기 위한 제스처로, 정면에서는 손가락 세 개를 들어 올리는 모습으로 각기 다르게 나타났다.

최 의원은 "이렇게 찍으면 내가 손가락 하나를 욕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앞에선 실제로는 이렇게 하고 있어요"라며 "왕세자가 '내가 이번에 셋째를 낳았습니다' 이런 뜻입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진을 설명하며 최 의원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올렸고, 해당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배포되기도 했다. 실제 최 의원은 윌리엄 왕세자의 사진을 따라 하기 위해 가운뎃손가락을 한 번, 세 개 손가락을 한 번 보여줬다.

최 의원은 "신문의 편향에 따라서 왕실에 반대하는 타블로이드는 왼쪽(손가락 욕) 사진을, 왕실을 추켜세우는 쪽에서는 오른쪽 사진을 쓸 것"이라며 "이른바 깬 시민들은 왕세자의 저런 욕하는 손가락 하나 사진을 봤다면 저 사진의 다른 앵글은 어떤 것이었을까 의심하라고 가르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온갖 사람들이 알고리즘에 따라서, 또 자신의 취향에 따라서 선택적인 진실을 택한다. 이른바 탈진실의 시대"라며 "우리 공영방송이라고 완벽할 수 없으니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