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8% 압승 이젠 '한동훈당'…비주류된 '친윤' 이탈 가속화
1년만에 친윤 당 장악력 급감…'조직표 몰이'에도 元 압도한 韓
주류 '친윤→친한' 변화 신호탄…당내 "친윤 눈치 볼 이유 없다"
-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62.84%의 압도적 득표율로 사령탑에 올랐다. 선거 막판까지 조직표 동원에 몰두했던 친윤계(친윤석열계)는 당 장악력이 예전만 못하단 것이 드러났다. 당내 권력 지형이 친윤계에서 친한계로 넘어갈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전날(2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에서 32만 702표(득표율 62.84%)를 얻어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한 후보의 득표율은 2위인 원희룡 후보의 득표율 18.85%의 3배가 넘었다. 한 후보의 득표율은 국민의힘이 치른 4회의 전당대회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친한계(친한동훈계) 최고위원도 지도부에 다수 입성했다. 한 대표의 러닝메이트였던 장동혁 의원도 최다 득표율로 수석 최고위원이 됐고, 진종오 의원도 청년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원 후보를 지지하던 친윤계에선 선거 막판까지 기대했던 '조직표'가 모이지 않은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 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실제로 친윤계 조직표의 힘은 지난해 3·8 전당대회 이후 1년 4개월 만에 급속도로 약해진 모습이다.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선 인지도가 낮은 김기현 의원이 친윤계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대표로 선출됐다. 당대표 이외 최고위원들도 친윤계의 지지를 받은 인사들로 꾸려지면서 '친윤 일색'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기현 지도부 출범 이후 친윤계의 당내 입지는 서서히 줄어들었다. 지난해 11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친윤 책임론'이 나오며 김기현 지도부가 흔들리다가 12월 무너졌다. 당시 배현진 의원이 '찐윤' 이철규 의원에게 쓴소리를 하면서 친윤 분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게다가 4·10 총선 패배 후 대통령실 책임론이 나오면서 친윤계의 목소리는 더욱 작아졌다.
당내에선 친윤계의 입지는 줄어들고 주류 세력이 친한계로 재편되는 속도가 빨라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혀있는 상황에서 차기 대권 잠룡인 한동훈 대표에 대한 당원들의 지지가 입증된 만큼, 의원들도 '친윤' 타이틀을 더 이상 반가워하지 않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한 3선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1에 "예전엔 친윤계가 당의 메인 스피커였지만, 이제 의원들은 친윤계의 눈치를 보기보단 사안별로 알아서 판단해서 움직일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임기 내에 의원들이 공천 때문에 눈치 볼 만한 총선이 남은 것도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다만 현 최고위원회의에 친윤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김민전·김재원·인요한 최고위원, 당연직인 추경호 원내대표 등 과반을 넘긴 점을 고려하면 친윤계가 한 대표에 대한 견제를 이어나갈 가능성도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이나 한 대표나 다음 선거에서 공천권이 없는 건 매한가지라 의원들이 누구 한 명의 편을 들진 않을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움직이는 쪽에 편승하는 쪽으로 의원들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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